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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l 16. 2023

극한호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기상이변과 재난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비피해가 엄청나다. 이번주초 제발 인명피해만은 없길 바란다고 간절히 소망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수마(水魔)에 목숨을 잃었다. 사망, 실종자가 50명에 육박하고 있다. 15일 오전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로 버스와 차량 15대가 물에 잠겨 있는 상태라 사상자 규모가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특보를 보는데 생소한 단어가 등장하였다. 극. 한. 호. 우(極限豪雨)!


이번 비는 폭우(暴雨)나 집중호우(集中豪雨) 정도로는 부족할 만큼 엄청난 양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보다 충청, 경북 지역의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연일 300mm 이상의 비가 말 그대로 들이붓고 있다.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일어나고 그동안 본 적 없는 형태의 비피해 소식을 들으니 정말 큰일 났구나 싶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런 폭우가 일회성이 아닐 뿐 아니라 앞으로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04년 영화 <투모로우>, 2009년 영화 <해운대>에서나 봤던 기상이변에 의한 천재지변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이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생각이 무리도 아닌 것이 현재 인도 북부에서는 파괴의 신이 비의 형태로 변신해서 날뛰고 있는 형상이다. 평소 한 달 강우량이 단 하루 만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망자는 이미 120명에 달하고 이재민은 2만 5천여 명에 이르렀다.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곳이 여러 곳이다. 일본 후쿠오카현에서는 하루 400mm가 넘는 비가 쏟아지고 산사태가 일어나 1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는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한순간 수많은 목숨이 희생되어 안타까움이 크다. 폭우 때마다 지하차도가 침수되고 갑자기 불어난 빗물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갇혀 사망하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이번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에서 같은 형태의 사고가 벌어진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화가 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비난과 질책이 쏟아지지만 갑작스러운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높은 분들은 편안히 앉아서 각종 보고를 받길 원하니 온갖 일처리에 내몰린 일선 공무원들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초부터 운행이 중단되는 확실한 강수량을 제시해서 지하차도가 자동으로 폐쇄되어 진입 자체가 되지 않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텐데 기본적인 출입통제 매뉴얼조차 없어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인공지능(AI)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는데 기상이변과 재난에 적극적으로 응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인공지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분야가 바로 기후위기일 텐데 왜 우리는 과학기술이라는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피해를 줄이지 못하는지 한편으로는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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