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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Jul 28. 2023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다

자폐아동에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

2001년 춘천마라톤, 2002년 철인 3종 경기에서 비장애인을 통틀어서도 최연소로 완주한 마라톤 선수 배형진(39)의 이야기는 2005년 영화 <말아톤>으로 만들어져 5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을 기록했으며 2005년 체코 장애인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의 자폐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을 한 수영선수 김진호(37)는 당시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여 유명세를 치르면서 '자폐'에 대한 시선과 인식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자폐’라는 장애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KBS2 주말 연속극 <부모님 전상서. 2004>을 통해 대중에게 생소했던 ‘자폐’에 대한 인식이 좀 더 확실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자폐 아들 준(유승호)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편 박창수(허준호)와 이혼 후 혼자 아들을 키우는 엄마 안성실(김희애)의 외롭고도 고단한 세상살이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말아톤>의 초원이 엄마 김미숙과 <부모님 전상서>의 준이 엄마 김희애는 ‘자폐증’ 아들이 낯선 사람들 속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칠 때마다 늘 고개 숙이면서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라는 말과 함께 거듭 사과를 하는 할 때 참으로 딱하고 애처로웠다. 실제 자폐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결같이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절박한 심정을 털어놓곤 한다. 사실 자폐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입버릇처럼 같은 말을 하곤 한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부모는 대체로 동정과 연민의 대상이 되었는데, 최근 교육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사회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유명 웹툰 작가 자폐인 자녀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폭력과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만류하는 교사의 언행을 녹취해서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를 한 사실이 밝혀졌.  피해학생 학부모에게 장애학생이니 선처를 부탁했던 교사의 언행을 녹취를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학부모들이 해당 교사를 구제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상황이다.


장애학생의 폭력과 돌출행동에 선량한 대다수의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는 현실에 대해 대중들도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장애인의 인권도 소중하지만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심각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충분히 장애학생의 문제 행동이 개선될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교육하고 학부모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는데 교사와 학교에 과도한 ‘갑질’의 행태를 보여 자신의 자녀가 사회에 어울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모가 꺾어버렸다는 것이다.


진정 자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했다면 문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텐데 이기적이고 감정적인 대응으로 상생하지 못하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상황을 만들고 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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