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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외출로 집콕 탈출 !

1인 가구 증가의 그늘, 고독사

by Rosary

2022년 연말 보건복지부에서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4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간 진행된 이번 조사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근거하여 우리나라 최초로 실시된 구체적인 조사로 이목을 끌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노년층이 대다수일 거라는 예측과 달리 50대~60대 남성 고독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2017년~2021년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고독사 숫자는 15,066명으로 매년 사망자 30만~32만 명의 1% 수준인 3천여 명으로 집계되었다. 생각보다 혼자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중에서도 남성이 여성에 비해 4배 정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고, 지난해는 5.3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 중 16.5~19.5%가 자살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령이 어릴수록 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질병으로 혼자 죽어가는 중장년층이 많지만, 학업이나 취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청년층도 적지 않은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낙오된 후, 타인보다 스스로 먼저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고, 자기혐오에 빠지면 극복하기 힘들다.

20140605_st.jpg 단 한 사람이라도 그의 삶을 기억해 준다면... 영화 <스틸 라이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7.9% 증가한 수치로 1인 가구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혼, 별거, 사별 등으로 혼자가 된 ‘비자발적 1인 가구’나 ‘경제적으로 취약한 1인 가구’가 고독사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스스로 단절을 선택한 사람들이므로 이들의 육체적 질병과 정신적 위험을 주변에서 알아차리는 건 쉽지 않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1인 가구로 살아가는 33.4%에게 고독사는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언제나 젊고 건강하고 사교적이고 경제적 여유가 넘칠 수는 없다. 고독사로 생을 마감하는 분들도 스스로 그렇게 생을 마감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리적 고립의 단계에 도달하기 전, 정신적 고립과 우울감이 먼저 찾아오기 마련이다.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렵고, 싫어서 집안에만 움츠러드는 게 고립의 시작일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 분위기로 고립을 더 강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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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지 어느덧 1년 4개월이 되었다. 1년 4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키고 있는 것이 있다. 하루에 한 번은 무조건 콧바람을 쐬는 것, 장보기든, 산책이든 30분 이상 무조건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코로나였는지, 감기였는지 확인은 못했지만 열이 오르고 몸이 많이 아팠던 날에도 1일 1외출은 지켰다. 집콕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1인 가구는 의식적으로라도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식물만 광합성이 필요한 게 아니다. 동물인 인간도 광합성을 해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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