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히아신스가 움트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전날까지 싱싱하던 벨벳 싱고니움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 이걸 어떻게 살리나 머리를 굴리다가 물꽂이를 해야겠다 싶어서 해체작업을 했다. 봄에 분갈이를 하려고 했던 시들시들한 녹보수도 날씨가 따뜻한 김에 분갈이하고, 내친김에 천리향 씨앗도 심었더니 오후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다.
1월 초에 꽁꽁 얼어붙었던 날씨가 무색하게 오늘은 무려 영상 12도를 기록했다. 가스요금 청구서를 보고 큰일이다 싶으면서도 보일러 온도를 낮추면 바로 한기가 느껴졌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외출 모드에 반팔 차림이어도 전혀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날씨가 얼마나 따뜻하냐면 지난봄에 향기 뿜뿜 했던 히아신스가 지고 난 뒤 다용도실에 방치해 뒀던 구근에서 새잎이 올라왔다. 혹시나 무스카리도 신호가 있나 봤더니 이 친구는 여전히 수면 상태로 보인다.
3월이나 되어야 하려고 했던 흙작업을 한참 추운 시기인 1월 중순에 할 줄이야… 삼척 19.2도, 강릉 18.7도, 동해 17.9도를 기록해서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은 1월 최고 기온이었다고 하니 날씨가 따뜻해서 좋긴 한데 이상기후는 전 세계적 현상인가 보다. 3년 동안 못했던 산천어 축제, 송어 축제를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화천과 평창은 따뜻한 날씨가 야속하겠구나 싶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는데 식물들 상태가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어서 흙 만지는 하루를 보냈다. ‘식집사’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게 식물 키우는 일도 여간 손이 가는 일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따라줘야 푸르고 싱싱함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식물도 이렇게 보살펴야 하는데 하물며 동물은 어떨까. 반려동물을 권하는 지인도 있지만, 나는 도무지 동물을 키울 자신은 없다. 아무리 신경 쓰고 보살펴도 때때로 시들고 죽어가는 화분을 보는 것도 마음이 아픈데… 물꽂이한 벨벳 싱고니움이 살아날지는 알 수 없지만 파랗게 새잎을 내민 히아신스를 보는 즐거움에 모든 시름이 날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