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오늘 코로나 발생현황을 보니...
우연히 3년 전 오늘 질병관리본부에서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 발생현황 자료를 보게 되었다. 3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 삶을 온통 뒤흔들었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던 평범한 일상으로 이제는 돌아가는 것 같다. 2019년 말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2020년 상반기까지 약 반년 동안 전 세계는 이 무시무시한 신종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매일 발표하는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보면서 이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고, ‘격리’와 ‘동선’이란 말이 그렇게 무섭게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 근처 상가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마스크를 구한다고 약국이고 대형마트고 온 가족이 흩어져서 줄 서는 일이 다반사여서 줄 서다가 코로나 걸리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가장 가슴 아픈 건 요양병원에 있는 부모님과의 대면 면회가 중단된 상황이었다. 가족과 손을 맞잡고 체온을 나눌 수 없어져 유리벽 너머에서 안타까운 눈빛만 교환하는 장면은 코로나 시대의 비극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시기에 가족과 영원한 이별을 경험한 분이라면 더욱 황망하고 쓸쓸한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가 믿어왔던 사회의 안녕과 질서가 이처럼 허약한 것이었는지 회의가 생기고,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에 두려움이 커졌다. 3년 만에 코로나에 대한 공포는 이제 많이 줄어들었지만, 언제 다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예측불가능한 영역에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싸움이라는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정교한 계획과 미래에 대한 거창한 전망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주는 일이 더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 앞서 나가는 것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고통 속에 남겨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고난을 이겨내는 데 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