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이고 대단한 기쁨인가
평생 꿈꾸던 일이다. 이 삶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어쩌면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마주하는 당신에게 내가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일은 소중한 일이다.
지금도 내 앞에 한 명 한 명의 미소들이 떠오른다. 이제는 더 웃게 할 수 없는 얼굴들도, 지금 옆에서 웃어주는 얼굴들도 또, 그간 웃어줬던 얼굴들도 모두 스쳐 지나간다.
도저히 웃음이 없었던 내가 오히려 침묵이 어울리지 않게 된 까닭은 당신들의 그 미소를 담지 못하고서는 못 배길 만큼 과한 기쁨들을 나에게 주신 까닭이리라.
이런 것이 없다손 치더라도, 내 삶이 타인에게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생명이 다른 생명에게 기쁨이 된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나 살기 바쁜 세상에서 너 사는 것이 기쁘다니.
네 기쁨이 내 기쁨이 된다는 것은 일종의 사랑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고 선별하려 하고 부정하기 위해 힘쓰는 세대에서 너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받아 우리의 웃음이 함께일 수 있음은 일랑이는 파도가 저 먼 데서 여기 한 지점까지 건너오듯 사랑의 확장이고 전달이다.
나의 어떠함이 대단하고 꽤나 근사한 것이 상호 간의 기쁨을 위한 전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며 사랑의 위대함이다. 네가 아프고 어렵더라도 그 삶 가운데 행동 혹은 생각으로 열심 있음이 충분하다. 더 나아가 그 시간 가운데, 내 시간 가운데 자리를 내어줌이면 충분하다.
나는 주변을 기뻐할 때에 어떠한가. 조건 있는 자만을 기뻐하며 미소를 아끼고 있지는 않은가. 사랑받아 마땅한 자가 정해져있다면 그들은 도대체 자격 있는 자 되기까지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설사 스스로 어리다 자책하며 자격 됨의 기준을 두고서 자신을 의심하는 자에게 나아가 기쁨을 나누자. 펄럭이지 않고서 깃대를 올라가는 깃발 어느 하나 있으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며 갈팡질팡하는 저 여린 깃발을 바라보며 함께 기뻐하자. 바라보는 우리는 그 끝을 알고 있으니 올라가는 시간을 이미 기뻐하며 나아가자.
다 올라간 깃발을 봄과 같이, 훗날 소위의 자격 갖춘 자 되었을 때 결국 기뻐할 것이라면 그 기쁨 조금은 일찍 우리가 나누자. 결국 네 삶을 기뻐할 것이기에 이미 기뻐할 수 있는 그 사랑 나도 받았으니 나도 나누리라.
네 삶이 나에게 기쁨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사소하며 적은 일인가. 마땅히 행할 수 있는, 그리 대단치 않은 참으로 작은 일상이다.
헤지고 멍든 내 삶일지라도 혹은 네 삶일지라도 괜찮다. 괜찮다. 내 사랑과 기쁨 마음껏 가져가여라. 이미 기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