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양득 | 一擧兩得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by 붕어만세

손을 한 번(一) 들어(擧) 두 가지(兩) 이익을 얻다(得). 전국시대. 한나라와 위나라는 1년이 넘도록 서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두 나라와 모두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진나라는 당연히 이 싸움이 불편했구요. 그래서 진나라 혜문왕은 세객인 진진을 불러 두 나라를 화해시킬 방안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진진은 뜻밖의 이야기를 하나 들려주었습니다.


옛날, 한 무사가 고기 한 덩이를 두고 맹렬하게 싸우는 두 마리 호랑이를 발견했습니다. 호랑이는 한 마리를 상대하기에도 쫄리는 맹수라 무사는 즉시 활부터 꺼냈습니다. 그러자 무사를 따르던 시동이 조용히 무사를 말리며 말했습니다. '저 둘이 싸우면 반드시 한 마리는 죽을 테고 다른 놈도 큰 부상을 입을 것이니, 그때 잡아도 늦지 않습니다.' 시동의 말이 옳다 여긴 무사는 호랑이들의 싸움이 끝나길 기다렸습니다.


진진의 이야기를 들은 혜문왕은 한나라와 위나라의 싸움을 내버려 두고 팝콘을 꺼냈습니다.

자기들끼리 알아서들 싸워주다니. 이르케 고마울 수가...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어느 날, 진나라의 혜문왕은 재상들을 한 자리에 모아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고 강군을 육성할 방법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장의가 나서 중원으로 나아가 주나라를 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나라는 전국 모든 나라들의 중심이므로 주나라를 이으면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권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마조는 주나라를 치게 되면 다른 나라들이 모두 진나라를 적으로 돌릴 것이니, 우선 국가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사마조는 동쪽의 주나라가 아니라, 오히려 서쪽의 촉을 칠 것을 권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라가 부유해지려면 먼저 좋은 땅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강한 군대를 기르려면 백성들이 부유해져야 합니다. 촉을 친다면 넓은 영토를 얻을 수 있고 촉의 풍부한 물산으로 백성들은 부유해질 것이니, 이것은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 길입니다.”


혜문왕은 사마조의 말이 옳다 여겨 군사를 일으켜 촉을 치게 했습니다. 비옥한 곡창지대를 얻은 진나라는 강군을 양성할 수 있는 경제력도 얻고, 경쟁자인 초나라를 압박할 수도 있게 되었으니 일거양득이 된 셈입니다.


돌 하나로 새 두 마리를 잡는다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화살 하나로 두 마리 수리를 잡는다는 일전쌍조(一箭雙鵰) 등과 같은 맥락이며, 우리말 속담에도 '도랑도 치고 가재도 잡는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다.' 등 유사한 표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타쌍피



덧 붙이는 글

전국시대의 모든 나라들은 명목상 주나라 왕을 섬기는 제후국들입니다. 따라서 주나라의 “왕”이라는 이름값은 주나라가 몰락한 이후에도 꽤 오랫동안 있어빌리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의의 의견은 진나라가 주나라를 이으면 (잇는다고 쓰고 친다고 읽습니다.) 나 혼자만 “왕”이라는 칭호를 쓸 수 있고, 그러면 제후에 머물러 있는 다른 나라들은 쫄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무력이 쪼끔 부족하니, 권위를 세워서 이겨보자는 전략이죠.


반면, 사마조의 의견은 이름뿐인 주나라를 쳐 봐야 딱히 얻는 것은 없고, 욕이나 잔뜩 먹을게 뻔하니 차라리 서쪽으로 영토를 넓히자는 전략입니다. 어차피 아무도 주나라를 왕으로 대접해 주지 않잖아요.


주나라는 나라가 점점 쪼그라드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다 동주공국, 서주공국으로 쪼개져서 으르렁거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주나라는 진나라의 소양왕이 동주공국을 치고, 몇 년 뒤 장양왕이 서주공국마저 쳐 완전히 멸망했습니다. 어떤 제후국도 주나라를 구하러 달려오지 않았구요.


진(秦) 나라 옆에 있던 진(晉) 나라는 한, 위, 조나라로 갈라졌습니다. 원래부터 남이었던 놈보다, 같이 살다 갈라져 나온 놈이 더 싫은 것은 인지상정이라 한나라와 위나라는 서로 죽자고 싸웠습니다. 그러자 진나라는 어머. 찬스! 를 외치며 재물을 쳐발쳐발해 위나라를 구워삶았습니다. 당연히 형제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큰 형의 마음같은건 아니구요. 내가 먹을려고 침 발라 놨는데 딴 놈이 숟가락을 얹는게 싫은 탓입니다.


3단 분리 전에는 수퍼 헤비급인 진(晉) 나라가 행여 군사라도 일으킬까 봐 쫄려하던 진(秦) 나라였습니다만, 라이트급 셋으로 쪼개진 한, 위, 조나라는... 뭐랄까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먹잇감이지요.






일타쌍피는.. 돌멩이 하나로 쌍코피가 났다는... 얘기.. 일리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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