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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붕어만세 Sep 12. 2024

소향무적 | 所向無敵

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날래고 굳센 강군이어서 이르는 곳마다(所向) 적(敵)이 없다(無). 지금은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천하무적”과 그 출발이 약간 다른데, 소향무적은 ‘감히 대적할 상대가 없는 강군’이라는 의미로, 천하무적은 '정치가 어질고 바르다면 천하에 대적하려는 자가 없다'는 의미로 시작되었습니다.


원소를 치고 패권을 잡은 조조는 손권에게 편지를 보내 아들을 인질로 보낼 것을 요구합니다. 손권은 싸워야 할지, 항복해야 할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그러자 주유가 나서 한 번 싸워보고 결정하자고 권합니다. 동오의 군사들은 어디서도 적을 찾을 수 없는(所向無敵) 강병이니, 조조와도 한 번 싸워 볼 만하다는 것이 주유의 생각이었습니다.

저기..소향이 무적은 맞는데...이 소향은 그 소향이...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200년. 조조는 관도대전에서 대승을 거두며 원소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조조도 죽자고 싸워서 겨우 이긴 싸움이라 2년 뒤, 원소가 병사한 뒤에야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아직 원소의 아들들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조조는 대뜸 손권에게 편지부터 보냅니다.


손권은 아들을 인질로 보내라는 당치도 않은 요구에 크게 분개했습니다. 하지만 대놓고 무시하자니 조조의 세가 너무 불어나 있습니다. 잠시의 화평을 사기 위해 아들을 보냈다가, 조조와 칼끝을 마주하게 되면 아들은 바로 목숨을 잃습니다. 그렇다고 보내지 않는다면 '나는 너랑 싸울테다!'라는 메시지가 됩니다. 손권의 고민이 깊어가는 사이, 주유가 나서 손권을 설득합니다.


"오나라 땅은 기름지고, 인구도 많으며, 구리나 소금 같은 자원도 풍부합니다. 병사들 또한 모두 날래고 굳세서 이르는 곳마다 대적할 자가 없는데, 조조에게 먼저 숙이고 들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칼을 들어 싸워 보고, 세를 보아가며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주유의 주장에 손권은 항전을 결정했고, 6년 뒤인 208년. 적벽에서 조조의 대군을 크게 깨트리며 오나라 건국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볼빨간 갱년기가 부릅니다. - 여행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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