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송(宋) 나라 양공(襄)의 인정(仁). 군주의 덕을 기리는 사자성어인가 싶지만, 실은 쓸데없는 인정으로 일을 망치는 어리석음을 꼬집는 말입니다. 크게는 자신의 명예에 집착해 나라에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에, 작게는 예의를 차리느라 실리를 놓칠 때 사용합니다.
송나라는 강국 초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송나라의 재상 목이는 초나라의 대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즉시 칠 것을 권했습니다만, 양공은 남이 어려움을 겪을 때 공격하는 것은 군자의 도리가 아니라며 초나라 군이 싸움 준비를 모두 끝마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정정당당히 승부를 건 송나라는 돌이킬 수 없는 대패를 당했고, 양공은 이 전쟁에서 입은 부상이 원인이 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BC. 643년. 송나라에 운석이 하나 떨어지자, 양공은 하늘이 자신에게 패자의 징조를 내린 것이라고 굳게 믿어 버렸습니다. 패자의 꿈에 젖어 있던 양공은 이웃 정나라가 송나라 대신 초나라와 동맹을 맺자, 크게 노해 정나라를 쳤습니다. 초나라의 참전을 걱정한 재상 목이가 필사적으로 반대했지만 양공은 기어이 군사를 일으켰고, 이를 본 초나라는 기다렸다는 듯 대군을 일으켰습니다.
초나라와 맞서기에는 송나라의 여건이 여러모로 불리했으나, 다행히 송나라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강을 건너고 있는 초나라 군대를 발견한 것입니다. 재상 목이는 양공에게 즉시 기습할 것을 청했으나, 양공은 적이 어려울 때 공격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며 목이의 청을 물렸습니다. 강을 건넌 초나라 군대가 진을 칠 준비를 하자, 재상 목이는 이제라도 기습해야 한다고 재차 권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양공은 초나라의 진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모든 준비를 끝낸 초나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싸웠고, 예상대로 송나라는 크게 패했습니다. 주위의 문관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고 양공까지 화살을 맞는 대패였습니다. 두 번이나 기회를 놓친 일로 모든 이가 양공을 원망하자, 이 와중에도 양공은 "군자는 상처 입은 자를 공격하지 않으며, 나이 든 자를 포로로 잡지 않는다." 타이르다 이듬해, 상처가 악화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양공이 죽은 뒤, 패자의 징조라던 운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어디에도 기록이 없습니다.
.. 운석이 이게.. 이르케 위험한 겁니다..
덧붙이는 이야기)
양공은 초나라의 회맹에 참가했다가 그대로 잡혀 간 적이 있습니다. 이때도 재상 목이가 가지 말라고 극구 말렸었지요. 왕을 사로잡은 초나라는 송나라가 곧 무너질 줄 알았으나, 송나라는 재상 목이가 이어받아 잘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싶었던 초나라가 양공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송나라에서는 "어. 그럴래?" 정도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초나라가 가만 생각해 보니, 죽여봐야 욕이나 잔뜩 먹을 것 같고, 송나라는 똑똑한 목이가 얼씨구나 물려받을 각인데, 그건 쫌 많이 싫습니다. 결국 초나라는 유야무야 양공을 돌려보내 주었고, 몇 년 뒤 양공은 저 사달을 내고야 말았습니다.
2천 년쯤 지나서, 뿌랑스의 왕 장 2세는 누구나 이길 거라고 생각했던 뿌아띠에 전투를 말아먹으며 잉글랜드로 잡혀 갔습니다. 왕을 사로잡은 잉글랜드는 뿌랑스가 곧 무너질 줄 알았으나, 뿌랑스는 샤를 5세가 이어받아 잘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게 아닌데 싶었던 잉글랜드가 장 2세를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뿌랑스에서는 "어. 그럴래?" 정도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잉글랜드가 가만 생각해 보니, 죽여봐야 욕이나 잔뜩 먹을 것 같고, 뿌랑스는 똑똑한 샤를 5세가 얼씨구나 물려받을 각인데, 그건 쫌 많이 싫습니다. 결국 잉글랜드는 유야무야 장 2세를 돌려보내 주었는데, 장 2세는 그럼 내가 너무 미안하지 않느냐며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왔습니다…
장 2세가 잉글랜드에서 늙어 죽은 뒤, 뿌랑스 사람들은 이 냥반의 시호를 무엇으로 할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다들 “바보 새끼”가 턱 밑까지 올라왔지만 명색이 배운 사람들이라 꾹꾹 눌러서 참고, 좋게 좋게 The Good. 선량왕이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우리 장 2세는 그르케 사람이 착하고 좋았다며..
용어해설
England : 영길리(英吉利)
Kingsman - The Secret Service / 왕의 남자 - 더 은밀한 봉사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