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사자성어 이야기
풀(草)을 묶어서(結) 은혜(恩)를 갚는다(報)는 뜻입니다. 잡초라도 뽑아서 농사에 도움을 준다면 또 모를까, 풀을 묶어서 어떻게 은혜를 갚나 싶죠?
진(晉) 나라의 장수 위과는 진(秦) 나라의 장수 두회와 싸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두회가 워낙 용맹하고 사나운 장수라, 위과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군대를 물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두회의 말이 비틀대더니 넘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두회가 낙마한 것을 본 위과의 군사들은 한꺼번에 달려들어 두회를 사로잡았습니다.
두회가 넘어진 장소인 청초파에 가 본 위과는 긴 풀들이 서로 묶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누군가 풀을 묶어 위과를 도와준 것이었습니다.
에헴. 잘난 척을 위한 한 걸음 더..
진나라의 대신 위주에게는 평소에 아끼던 젊은 첩이 있었습니다. 위주는 평소 자신이 죽더라도 첩은 순장하지 말고 재가를 보내라고 말해왔으나, 정작 죽음에 이르러서는 첩을 함께 순장해 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고민하던 아들 위과는 아버지의 평소 뜻에 따라, 약간의 재물과 함께 첩을 친정으로 돌려보내 재가를 도왔습니다.
훗날, 진(秦) 나라와 싸우게 된 위과는 적을 맞으러 나섰습니다. 이때 진나라의 장수는 두회라는 맹장이었는데,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다고 할 만큼 사나운 장수였습니다. 위과의 군사들은 두회의 용맹을 당해내지 못하고 싸울 때마다 쫓겨 오곤 했습니다. 연전연패하던 위과는 싸움에 이길 방법을 고민하다가 슬몃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결에 "청초파(靑草坡)"라고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다음날, 근처에 청초파라는 언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위과는 이상하다 여기면서도 청초파를 싸움터로 정하고 진나라 군대를 기다렸습니다. 두회는 오늘도 거리낌 없이 위과의 군대를 공격했으나, 갑자기 말이 휘청이는 바람에 낙마하고 맙니다. 이것을 본 위과의 군사들은 즉시 달려들어 두회를 사로잡았고, 위과는 영문도 모른 채 싸움에 이기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 위과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딸을 순장하지 않고, 살려 보내 주어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하며, 자신은 위주의 첩이었던 여인의 아버지로 딸을 살려 준 보답으로 풀을 묶어 두회의 말이 넘어지게 했다고 밝힙니다. 이 이야기에서 죽은 뒤에도 은혜를 갚는다는 고사성어, 결초보은이 나왔습니다.
FIN.
두둥. 이미 발행한 글은 연재 브런치북으로 옮길 수가 없네요. 지우고 다시 쓰자니 이미 댓글과 라이킷 해주신 분들께 죄송스럽고, 그냥 모른 체 그대로 두자니 그건 또 그것대로 찜찜하고 해서... 새 브런치북에 같은 글을 한번 더 쓰는 만행을 저지르기로 했습니다. 7화까지는 이미 발행했던 글들입니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