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본 글은 영화 '듄'에 대한 감상평이나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지금 돌아가셔도 됩니다. *
1. 중학교 2학년 라스트 모히칸의 포스터에 반해서 처음 극장 갈때는 주인공 처럼 지독히도 이방인였다.
2. 수능을 망하고 대구극장에서 본 포레스트 검포는 볼때는 행복한 바보이고 싶었고
3. 알수 없는 앞날에 덜컥 간 서울 출장에서 본 듄은 뭔가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코로나 덕분에 없던 출장이 다시금 생겼다. 두건의 미팅 오전 하나, 이른 오후에 하나. 여주 집에서 출발해도 강북은 먼 거리였지만 잘하면 반나절이 자유시간으로 남길 수 있었다. 조금 늦은 오후에 집에 가서 체육관을 들러 넉넉하게 운동을 하고 저녁을 준비할 시간도 있을 만큼 여유로운 일정이였다. 내 친구 머피는 역시나 쉬지 않았다. 오후 미팅이 저녁 술자리로 바뀌면서 또 오전 미팅이 11시가 되기도 전에 끝났다. 잘 됐다 싶었다. 바로 용산 아이맥스로 가기로 맘 먹었다. 인터스텔라를 아이맥스로 못 본것이 한이였던 나는 'Dune'은 꼭 보고 싶었다. 교보문고에서 영화 개봉전 세일 하던 전자책도 큰 맘 먹고 7만원이나 들여 사놓고 1권을 다보고 나서는 코믹스 판도 한권 사봤다. 애정이 생겼다.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고전?이 가지는 힘은 분명히 있었다. 그걸 드니 빌뇌브의 영상으로 보고 싶었다.
막내 삼촌과 가끔 가던 오향 장육을 잘하던 자리는 한창 공사중이였다.
사람을 죽이고 또 살아 남은 사람들이 아직도 괴로움 속에 있을 그 땅엔 새로움이라는 이름 속에 욕망이 지어지고 있었다.
거의 10년이 넘게 와보지 않았던 용산은 몰라 보게 바뀌어 있었다.
신기하게만 보였던 선인상가의 그 많던 컴퓨터 상가들은 이제 노인의 주름처럼 절대 펴지지 않는 살갖을 입고
천천히 숨을 들이 쉬고 내쉬는 것 처럼 보였다.
용팔이 아니랄까봐 USB 충전 포트는 지마켓보다 2배는 비쌌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아이파크몰에 건담 베이스에 니퍼와 줄을 샀다. 그리고 눈요기를 하면서 나의 어린? 취미를 이제는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시절에 새삼 감사 했다. 그래 눈치 보지 않고 살아도 되었던 거였다.
늙고 노쇠해 가는 방광은 마신 물을 한 시간만에 배출을 해야 겠기에 긴 러닝 타임에 물도 한병 못가지고 자리에 앉아서 국민학교 시절 63빌딩에서 처음 본 아이맥스와 다시 만났다. 맨 앞줄이라 걱정한 것도 잠시 오늘의 출장에 대해 잠시 감사했다. 영화는 길었고 재밌었다. 사막은 아름다웠고 주인공은 그 황페함이 숨겨놓은 매력을 잘 발산 시켰다. 황야로 떠나 현자가 되어 돌아올 메시아의 엔딩의 충분히 나의 삶의 한순간을 채워 주었다. 기억에 남기고 추억으로 돌아 볼수 있게 되었다.
나의 미래는 언제나 처럼 죽음이다. 보잘것 없는 모래같은 추억이겠지만 저 아름다움 '사구'처럼 잘 모아보아야 겠다. 언제나처럼 혼자겠지만 나의 혼자들은 서로 싫어하지도 미워하지도 않고 잘 모여 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