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part4
이야기의 구조와 개인의 삶은 기승전결의 구조를 따라 간다. 아니 학습된다. 욕망이 완성되는 순간 학습된 서사로 스스로 욕망을 파괴한다. 욕망이라는 것은 소망으로도 대체 된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라는 작은 바램을 담아 다운 사이징 된다. 하지만 욕망해야 된다.
완벽했다. 집보다 더 편한 곳이 생겼다. 난 주말마다 시골집에 간다고 나서서 대봉동에서 어울려서 놀고는 다시 대구 집으로 돌아갔다. 얼굴을 맞대고 용돈을 주는 아버지에게는 공부를 한다, MT를 간다는 핑계로 돈만 받아 들고 바로 돌아오고는 했다. 그리고 그날은 마음 편하게 먹고 마셨다. 그렇게 두번의 주말이 지나면 담배 사 피울 돈만 남아서 차비를 아껴볼려고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사실 20분 남짓한 거리여서 별 부담이 없기도 했다.
노는 것은 굉장히 단순했다. 금요일 저녁, 공부를 하지 않는 재수생들이 자취방에서 뒹굴고 있으면 마지막 수업이 끝난 내가 합류를 한다. 그러고 길게는 3~4시간 짧게는 1~2시간 기다리면 현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현장이 구미여서 가까웠다, 혹은 울산이여서 한참 와야 했었다. 김해였는데 대구 오는 반장 차를 얻어 타고 왔다라는 식으로.
나에게 아지트를 제공하는 현규는 공부를 못했었다. 고등학교 시절엔 현과 함께 일진같은 생활을 했으니 영어 단어 하나도 제대로 쓸줄 몰랐고 수학책과 영어 책의 다른 점은 숫자가 많고 적음 정도로 인식 하고 있었다. 그래서 5월에 접어 들자 나에게 책을 펴서 물어 보기 시작했다. 간간히 알려주긴 했지만 시험 전날 찍은 문제가 나오기를 바라는 수준이여서 답답했다. 또 그 답답함을 들키지 않을려고 노력했다. 현은 현장을 옮겼다며 한주 건너 오기 시작하더니 6월이 되자 한달에 한번꼴이 되었고 그렇게 나의 소중한 만남이 그렇게 시들시들 할 즈음에 중국집에서 요리를 한 턱 낼테니 다 모이라고 했다. 생일은 핑계 대기가 참 좋았고 모이기도 나쁘지 않았다.
만리장성이라는 휘번뜩한 요리집에서 얼마간의 돈을 모아 탕수육 말고 다른 것들은 주문했다. 양장피, 팔보채 이런 것들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세상에 이런 맛이 있다는 것이 놀라 웠다. 빼갈을 시키고 몇잔을 마시다 너무 써서 나는 소주를 시켜 달라고 했다. 다들 도수가 높은 술에 빨리 취해갔고 시킨 요리를 다 먹을때 쯤 만족스러운 얼굴로 2차를 기대하는 표정들이 되어 있었다. 여기까지 모든 것이 좋았다. 호프집이 가서 노래방을 먼저 가야했는데라는 의사를 확인하자 마자 생긴 갈증에 500CC 한잔씩을 들이키고는 노래방을 향했다.
이 노래가 내 노래다 저 노래는 부르지 마라 며 한창 신이 나서 이것 저것을 부르는 중 난 슬그머니 비틀즈의 let it be를 눌렀고 그 곡이 시작할때 쯤 어색한 공기가 돌았다. 그리고 나선 현은 부러 남진이니 송대관이니 하는 트로트를 선곡했고 막 3번째 들어온 맥주캔을 받아 들고 서로 어깨 동무를 했다. 그러곤 내 뺨을 갈겼다. 난 술이 과해 힘조절을 못한줄 알았지만 돌아보고 눈을 마주치자 적의를 대하게 되었다.
“ 뭔데?”
“ 개새끼가 잘난척이야”
현이 나한테 날아 들었고 눈 두덩이가 번쩍 거렸다.
테이블이 한쪽으로 기울어 맥주캔이며 마이크며 탬버린이 쏟아져 내렸고 친구들은 우리를 떼 놓느라 정신이 없는데 작고 단단한 체구의 노래방 사장이 왔다.
요금 외에 테이블 값으로 2만원을 치르고 현규의 자취방을 향했다. 현은 미안하다고 했지만 난 답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향했다.
절벽에서 뛰어 내린 것 처럼 줄하나 발 디딜 생각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