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배운다- 글쓰기 동아리 [모순] 독후감
'헤어진 후에'라는 노래가 떠오를 듯 말 듯한다. 분명히 아는 노래였고 한때는 엄청 부르기도 했던 노래였는데 [모순] 속에 나온 가사를 읽고 나니 음은 사라지고 글만 남아 있어 노래가 되지 않는 것 같다. 특별히 이 노래가 [모순]과 어울렸을까 싶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모순인 건가? 어디에 갖다 붙여도 될 법한 제목이구나 모순.
이 책을 읽고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모는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 무료한 삶을 자신이 아닌 남에게서 찾기만 하다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을 떠나 버린다는 두려움에 죽음을 선택한 것일지도 모르고 주체적이지 못한 자신의 마지막만은 스스로 정하고 싶어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 나는 이 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진진의 엄마와 이모는 쌍둥이면서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진진이 동경하는 이모의 삶은 남자를 선택한 후 남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부자의 삶, 안정된 가정을 꾸리며 살았고 엄마는 아빠를 선택한 후 측음하고도 불쌍한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이모는 자살을 선택했고 엄마는 또 다른 시작을 배우기 위해 오늘도 책을 펼쳐 드는 삶을 선택했다.
아빠인 나는 두 딸에게 항상 이 말을 강조한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잘못된 결정일 때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다면 수용할 수 있을까? 안진진은 아빠를 사랑하지만 엄마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선택한 것처럼 말하지만 선택을 강요당했다. 이모 같은 안락한 삶을 가져다줄 남자를 선택한다. 그래서 모순인가 보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해."라고 진리와도 같은 말로 나를 찌른다. 하지만 막는다.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사회가 그렇게 책에 나오는 말처럼 되지 않는단 말입니다."라고 유리막을 세워 살아간다. 분명히 안진진의 아빠와 동생 같은 남자를 만난다고 두 딸이 데려온다면 결사반대할 인간이라고 본다. 나는 그런 아빠이다.
"그러나 내 어머니보다 이모를 더 사랑하는 이유도 바로 그 낭만성에 있음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사랑을 시작했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미워하게 된다는, 인간이란 존재의 한없는 모순---"
[모순]에 나오는 말이다. 이모의 남편과 엄마의 남편인 아빠를 생각하고 사진작가인 가난한 장우와 계획적인 영규를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안진진은 대부분의 여자를 대표한 선택을 한 건가? 사람은 모순적인 건가?
나는 그런 것 같다. 근데 나쁘다고 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내편에서 평가해서 객관성이 떨어지겠지만 개인의 삶은 각자의 주관일 뿐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여자라고 하지 않고 사람이라고 말하자. 사람은 모순적이다. 참된 사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편함을 찾고 그 편리함을 주는 부를 쫒는 것이다. 엄마와 이모의 선택이 바뀌었다 해도 그 삶은 변하지 않았을 것 같다. 여유롭게 뭔가 시작할 것 같은 엄마가 이모가 되었거나 지지리 궁상을 떨며 치매에 걸린 남편이 돌아오면 그 인생마저도 비관하며 자살을 선택했을지 모를 이모가 엄마가 되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안진진은 선택한 것이다. 살아본 적 없는 부자의 삶이라도 한번 살아 보겠다고 살고 있는 가난을 사랑으로 잊으며 살고 싶지는 않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