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툭. 툭
두둑 두둑...
툇마루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구름에 가린 하늘이 보이지 않아.
벌써 일주일째
회색 구름에 먹혀버린 하늘은
먹구름 아래 그림자를 드리운 세상에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처럼
온종일 빗방울을 뿌려대고 있어.
아침에 눈을 떠
낮게 드리운 회색 구름 사이로 드러난 푸른 하늘
그 잠시 잠깐의 행복에 만족해야 했지.
다시 밀려드는 구름은
더 이상 회색 구름도 아닌 검디 검은 폭우가 밀려오는 것 같아.
밤새 창문을 흔들며
두들겨대는 굵은 빗방울과 뇌우에
베개에 얼굴을 묻고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잔뜩 웅크린 채 시간을 보냈어.
이제 그만....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빗소리가 좋아 커피를 마시며
창 밖을 내다보는 것도 이제는 지겨워.
비가 내릴 때마다
냉장고를 뒤적여 온갖 재료를 섞어 부쳐낸 부침개에 막걸리도
이제는 먹다가 지친다.
회색빛 구름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길게 선을 그으며
강렬한 빛을 발할 때를 기다리며
오늘도 먹물이 가득한 하늘을 향해 무거운 고개를 들어본다.
저 구름 뒤에는
분명 찬란한 태양이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기에
그저 구름이 물러가길 기다릴 수밖에.
언젠가 온통 하늘을 뒤덮은 구름이 걷히고
따스한 태양빛으로 온 세상이 환해질 것을
나는,
그리고 너는
이미 알고 있잖아.
그러니 이 견디기 힘든
지루한 어둠과 습기를 즐기자.
구름이 걷히고
충만하게 드러날 무지개를 맞이할 순간이
더없이 환희에 차고 행복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