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골목을
혼자 걷는 추운 밤,
가로등 하나가
말없이 서 있다.
밝히려 애쓰지도 않고
어둠을 밀어내지도 않은 채
그저
자기 몫의 빛만
바닥에 내려놓는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고
지나간 자리만을
조용히 밝힌다.
나도 그 빛의 테두리 안에
잠시 멈춰 선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신발등 위로 내려앉은
노란 온기.
포근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