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4_26.02.26

by 골골


어두운 골목을

혼자 걷는 추운 밤,


가로등 하나가

말없이 서 있다.


밝히려 애쓰지도 않고

어둠을 밀어내지도 않은 채

그저

자기 몫의 빛만

바닥에 내려놓는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고

지나간 자리만을

조용히 밝힌다.


나도 그 빛의 테두리 안에

잠시 멈춰 선다.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도

신발등 위로 내려앉은

노란 온기.


포근한 밤이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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