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철도 개통
얼마 전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으로 인해 부채의 늪에 빠진 나라들에 대한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개발의 목적으로, 지원의 명목으로 개발도상국에게 엄청난 인프라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수락하게끔 하지만, 실제는 자국의 이득을 위한 발판이다.
물론 중국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경제적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뿐 만 아니라, 무역과 외교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쟁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도 염두에 두고 진행하니 말이다.
최근 라오스에서는 중국-라오스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었다. 아마도 근래의 사업 중 가장 크고 기대를 가졌던 사업이라 중국-라오스 양 국가의 관심과 노력이 컸다.
그런데 한편에선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말들도 많다. 중국의 동남아 진출과 선점을 위해 라오스가 더 큰 희생을 했다는 것이다. 또 라오스의 대 중국 부채가 엄청난 수준으로 이미 파산의 위기에 가까이 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비단 라오스뿐만 아니라 스리랑카도 라오스와 비슷한 부채의 늪에 빠졌다는 기사가 나왔다.
뉴스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중국에 상환해야 할 채무는 약 4조 원이라 한다.
라오스가 이번 철도를 건설하면서 중국에 진 받은 15억 달러인데, 이 금액은 동남아 최빈국 라오스에는 엄청나게 큰 금액이다.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라오스는 상환을 연기하는 조건으로 라오스의 부지를 제공하거나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라오스 국민뿐 아니라 라오스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있다.
라오스가 중국의 것이 될까 봐. 아니 어쩌면, 라오스에 사는 사람들은 느낄지 모른다.
라오스의 많은 부분이 중국에 의해 이미 컨트롤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오스의 철도 개통은 국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차량으로 위험은 둘째치고 10시간이 넘게 걸리던 비엔티안-루앙프라방 구간을 2시간 내외로 안전하게 갈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특별한 날이나 주말에는 루앙프라방으로 향하는 철도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암표가 등장하는 일도 발생했다.
* 철도 티켓 구매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와 코로나19 상황이 겹치면서 철도 표 예매에 한동안 계속 애를 먹었다.
국가 부채는 국가 부채이고, 일단 라오스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이 생겼다.
2021년 12월 2일 국경일을 맞아 철도 개통을 진행했던 라오스. 이날 행사는 시작 전 몇 주, 몇 달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었고, 불교의 나라답게 바시 세리머니 등 불교와 관련된 의식을 치르며 진행되었다.
라오스 철도 개통으로 인해 이동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라오스.
중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고, 또 수출하는 판로가 생겨 이득을 보면 다행이겠지만 어디 중국이 만만했던가.
뼈 빠지게 지은 농산물을 싸게 팔고, 중국에서 들여오는 공산품을 비싸게 산다면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지는 건 당연하겠지.
하지만, 그런 걱정은 뒤로하고, 이제 개통된 철도를 잘 활용하고 운영하길 바랄 뿐이다.
뉴스에서는 라오스 철도가 수익을 내는 시점이 지금부터 23년 후라고 한다. +.+
아직도 많은 경제 학자들과 사람들이 득과 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중국의 야욕과 라오스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
개발하고, 더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자주 국가가 될 수 있을까.
작은 나라의 날갯짓은 아무리 흔들어도 바람이 일지 않는다. 하지만 그 날갯짓마저도 멈춘다면 날 수 있다는 것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