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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06. 2021

라오스에서 한국의 음식을 맛보다

라오스에서 먹는 바비큐+ 샤부샤부 = 신닷

한국의 김치, 불고기, 비빔밥.

한국의 자랑스러운 세계적인 음식이다.


그런데, 라오스에서도 유명한 음식이 있다.


사실, 라오스에 여행 오는 사람들은 라오스 요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 요리를 한국에서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닷
'신 = 고기'
'닷 = 굽는다' 정도의 의미


그런데 단순히 고기를 굽는 것인데, '왜 한국에서 보기 힘들어?' 할 수 있다.


바로 라오스에서 볼 수 있는 불판 때문이다.



보기에도 신기한 불판은, 중간중간에 구멍이 송송 있고,


원형 불판 테두리에는 육수가 담겨 있다.


그래서 고기를 구우면, 육수에 고기의 지방이 흘러들어 간다.


다만 불판에 고기가 눌어붙을 수 있으니 처음에는 돼지고기 지방으로 기름을 잘 둘러줘야 한다.


* 한국에서는 삼겹살이나 고기를 구워 먹으면 불판을 자주 바꾸지만, 신닷은 불판을 거의 바꾸지 않고 먹기 때문에 오랫동안 먹을 경우, 불판에 그을음이 생기기도 한다.


처음에 돼지 지방으로 기름칠을 잘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고기를 굽는다.


육수에 지방만 흘러들어 가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다양한 채소와 면, 달걀, 어묵 등 기호에 따라 넣어 먹는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육수가 진해지고, 지방과 야채 육수 등이 우러나서, 짭조름하게 너무 맛있어진다.




화력이 절정에 달하면, 얇은 고기는 금방금방 익는다.

* 라오스에서 신닷을 먹을 때에는 두꺼운 고기보다는 우리네의 대패삼겹살처럼 얇은 고기를 주로 먹는다.



수시로 돼지 지방을 잘 발라줘야 불판이 타는 것을 막아준다.



신닷을 먹으면서, 현지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신닷 요리가 라오스 전통요리야?
- 아니, 이거 라오스 요리 아닌데? ㅋㅋ


다시 궁금한 걸 물어본다.


그런데 라오스 사람들이 신닷을 왜 이렇게 좋아해?
고기를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국물을 좋아하는 거야?
한국에서는 사실 신닷처럼 이렇게 먹지는 않거든
- 두 개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아하는 거야.


사실, 나도 신닷을 처음 먹을 때에는 구운 고기를 위주로 먹었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이제는 지방이 충분히 담겨있는 육수에 채소를 넣어 먹는 맛으로 신닷을 먹는다.

특히나, 다양한 채소가 많은 라오스에서는 채소의 선택권도 많다.

배추와 모닝글로리, 버섯 등을 짭조름하고 진한 육수에 맘껏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라오스에 온다면, 신닷을 한두 번쯤은 경험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라오스 인들이 좋아하는 만큼, 신닷 뷔페도 곳곳에 많고,


부담 없는 가격에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신닷의 기원은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현재에 와서는 한국과 외국인 관광객, 그리고 라오스 현지인들을 위해 조리방법이 변형된 형태로 창작된게 아닐까 생각한다.

* 신닷의 유래에는 베트남전쟁에서부터 또는 라오스에서의 한국노동자들에 의한 전파 등이 있는데, '설'이라서 어떤것이 정확한지는 알 수 없다. 현지에서는 '신닷'은 '신닷 까올리'로 불리는데, 여기서 '까올리'는 '한국'의 라오스어이다. 그래서 '신닷 까올리'를 '한국식 불고기'라 부르는 것이다.


라오스에는 신쭘(샤부샤부 형식)도 유명하듯이,

동남아의 다양한 음식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먹는 방법과 재료들도 다양하다.


곤충과 들쥐, 박쥐 등 야생동물에 기호가 있는 당신이라면 선택의 범위는 엄청날 것이다 +.+



라오스에 여행 온다면, 다양한 동남아와 유럽 음식 뿐 아니라, 다양한 식재료를 구경해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친근해지는 라오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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