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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Mar 26. 2021

부록-비법 공개)고수의 알까기,지우개 딱지 따먹기

태어나서 딱지와 지우개 사본적이 없는,알까기는 져본적이 없는


https://brunch.co.kr/@golmokgiltravel/57


바둑판과 장기판을 이용하는 사람 중 많은 이들 중 바둑판을 보면 '바둑' 보다는 '알까기'를 먼저 시도하려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알까기뿐 아니라, 딱지와 지우개 따먹기 분야의 노하우를 공유한다.

*웃자고 하는 말이니 죽자고 덤비진 말자. 그리고, 비법 공개이니 만큼, 정보 전달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말을 좀 편안하게 하니 이해해주기 바란다.



1부 바둑 알까기


태어나서 알까기는 져 본 적이 없는, 고수가 알까기의 기초를 알려주려 한다.


가장 기초 중의 기초인데, 알까기는 알을 치려고 하는 손가락 모양새만 보면, 중수 이상인지 또는 하수인지 알 수 있다.

바둑알은 딱딱한 장기알과는 다르게 볼록한 모양 때문에 바둑알을 튕길 때 손가락의 위치를 조금만 바꾸더라도 공중으로 뜨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평범하게 검지로 바둑알을 치려고 하면 속으로 웃어도 된다. 분명 하수이다.

검지로 치는 바둑알은 제 힘에 못 이겨 공중으로 뜨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일명 '같이 자폭하기'도 못하고 혼자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수들은 바둑 알까기를 그저 단순한 재미로 알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패배하게 된다.

바둑 알까기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이다.

여기서 집중력은, '정신력'과 손가락 끝에 모아지는 물리적 힘의 '집중력' , 두 가지를 의미한다.


손가락을 비스듬히 눕혀 검지 손가락을 지렛대 삼아 엄지로 바둑알을 조준하는 상대를 만난다면 긴장해야 한다. 적어도 중수 이상이다.

이렇게 바둑알을 치면 마치 토마호크 미사일이 날아가듯 밑에서 깔리면서 올라오는 바둑알 치기로 상대의 바둑알에 적정한 압력을 가하고, 나의 바둑알은 정확히 멈추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바둑 알까기의 중수 이상의 걸음으로 가기 위해서는 사진과 같이 검지로 엄지를 지탱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눕혀서 바둑알을 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사진은 왼손잡이 기준 손 모양이다.)


정말 미안하다. 최선을 다한 그림이다.

그림을 잘 그려보고 싶어 아프리카에서 몇 개월간 그림 그리는 걸 연습했음에도 이 정도가 최선이다.ㅜㅜ


여기까지는 중수인데, 이걸로 알까기를 마스터했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당구로치면, 큐대를 잘 잡는 방법을 배웠을 뿐, 각도와 힘 조절이 필요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의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림이 많이 부족한 걸 알기에, 일부러 '힘줄 부분'이라고 해서 엄지손가락 끝 마디 중간 부분을 빨간색으로 강조했다.


몇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엄지손가락 한 마디가 마치 10마디가 되는 것처럼, 중간 부분에 적정한 힘을 배분해서, 내가 날려버리고자 하는 바둑알의 위치를 파악해 강도를 계산해야 한다.

걱정 말라. 몸에서, 아니 손가락이 기억할 것이다.



2부 지우개 따먹기


나는 지우개를 사본적이 없다.

점보 지우개부터 캐릭터 지우개, 동물 모양 지우개까지 문방구의 지우개보다 내가 가진 지우개가 더 많았다.


왜냐하면 각 동네에서 지우개를 사 온 친구들의 지우개가 하교 시간쯤 되면 나에게 다 집합되었기 때문이다.


지우개 따먹기 '원, 투, 쓰리'는 두 가지 스킬이 있다.

* 원, 투, 쓰리 게임은 내 지우개가 상대의 지우개 위에 걸치는 행동이 세 번 되면 이기는 게임이다.


첫 번째 스킬은, 그림으로 표현했지만, 말로 설명하는 게 더 나을듯하다.

검지를 살짝 구부렸다가 지우개 아랫부분을 간지러운 부분을 살짝 긁어 올리듯이 위로 '툭' 밀어 올리면 지우개가 뒤집히면서 상대의 지우개 위로 올라탄다. 한 번에 KO도 가능하다.

*KO는 나의 지우개가 상대의 지우개 위로 땅에 닿지 않은 상태로 원, 투, 쓰리가 필요 없이 한 번에 이기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 지우개의 크기를 계산해서 거리 조절은 해야 한다. 장점으로는 상대가 아무리 큰 지우개라 하더라도, 상관없이 이길 수 있다.


두 번째 스킬은, 역시 검지를 이용한 기술이다. 검지를 비스듬히 세워 지우개 옆을 흘러내리듯 지그시 누르면서 검지 손가락을 살짝 비틀면서 지우개에 압박을 가해 이동시키는 스킬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검지 손가락으로 지우개를 누르면서 재빨리 검지 손가락을 이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우개가 나의 손가락 위로 올라오는 반칙이 되어 상대의 컴플레인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자.



3부 딱지치기


나의 주 종목이다. 가히 나는 딱지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스킬을 안다.

하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스킬을 알려줄 예정이다.


나는 이 스킬로 7살의 나이에, 5군데의 동네를 재패하고, 30포대의 쌀자루에 딱지를 담아봤다.


건너 건너 3km 너머의 동네에서 원정 도전을 해왔지만, 그들이 가져온 딱지는 항상 나의 것이 되었다.


딱지의 재료는 빳빳한 잡지책으로 만든 것이 가장 튼튼해 보이고 땅바닥에 쳤을 때 소리도 우렁차게 들린다.


하지만, 재료가 다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킬이다.


오늘 알려줄 스킬은 바로,


가생이 치기

이다.


'가생이 치기'라고 하니, 약간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가생이'는 '가장자리'라는 뜻이다.

그래서 가장자리, 또는 옆부분을 쳐내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직선으로 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직선으로 치면, 들리는 소리는 우렁찰지 모르나, 가해지는 힘이 땅바닥으로 가게 되므로, 딱지는 들썩일 뿐 넘어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가생이 치기는 가벼운 딱지로 무거운 딱지를 넘기는데 효율적인 기술이므로, 직선으로 쳐서는 효과가 없다.


그렇기에, 이 가생이 치기는

딱지를 내려치는 순간, 내 몸의 허리 유연성을 이용해서 살짝 비틀면서(아주 살짝이다) 내리치는 손의 각도를 안쪽으로 틀어서 옆으로(마치 뺨을 살짝 때리듯) 밀어주듯 쳐야 한다.


자연스럽게, 자세는 내려친 손이 반대편 가슴이나 어깨로 가게 될 것이다.


그림에서 보듯이 Hitting 포인트는 가장자리, 변두리이다. (사진은 오른손잡이 기준이다.)




옛날 것이 사라져 가는 요즘, 80년대 어린 시절의 놀이가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

전자오락게임이 나오기 전 딱지치기의 절정이었던 80년대 중후반.


우리의 경쟁사회는 성인이 된 후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어릴 적 치열한 알까기, 딱지와 구슬의 세계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경쟁의 시대를 거쳤고, 지금 또 다른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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