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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May 11. 2024

월계동 옥주

단편소설 모음집 <방황하는 소설> 김금희 작가

줄거리 :

‘크리스마스이브에 중국에서 사과를 주고받는다는 걸 처음 알려준 사람은 예후이였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예후이라는 이름이 생소해서 읽어보니 주인공이 만나게 된 외국인 친구다. 시간은 주인공 옥주의 어학연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어학원에서 새로운 친구들이 늘어갔다. 예후이부터 시작해서 윤슬, 노르웨이인 야콥, 영국인 레이철, 한국인 상훈. 옥주는 그중에 예후이와 가장 가까워졌다. 문득 다 같이 산책하며 대화를 하다가 예후이의 추억이 있는 고향에 가기로 결정했다.


‘여름 방학이 되어 여행 준비가 시작되자 각자의 취향이 문제를 일으켰다.’ 후반부 시작 문장이다. 이들은 각자의 취향과 생각이 모두 달랐다. 여행경비, 교통, 숙소, 일정 모든 것이 서로 맞지 않았다. 관광지를 돌다가 배고픈 친구 앞에서 참고 노을을 봐야 한다고 하는 예후이다. 진짜를 보려면 겨울에 다시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예후이는 겨울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사과를 주고받는다고 걸 알려준다.


‘그날 밤도 친구들은 술을 준비해 마당에 모였다.’ 어떤 사건이 시작될 예감이 드는 문장이다. 예상대로 친구들끼리 오해와 불신이 말싸움과 갈등으로 번진다. 모두는 다음날 흩어져서 각자의 길로 돌아가고 옥주와 예후이 둘만 남는다. 둘은 그럭저럭 여행을 마무리한다.


어느덧 겨울이 왔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옥주의 기숙사 방문에 뭔가 걸려있어서 보니 ‘평안’이라고 한문으로 쓰여있는 사과였다. 한동안 잊고 지난 예후이의 선물이었다. 소설은 이렇게 다음의 마지막 문장으로 끝난다.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속상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바람막이를 꺼내 입고 못난 자신이 갸륵해질 때까지 걷는 중랑천의 흔하디 흔한 사람으로.’


느낀 점 :

김금희 작가는 베스트셀러 크리스마스 타일이라는 소설의 작가로만 알고 있었고 소설은 처음 읽었다. 읽기 난해했다. 서사의 흐름, 인물의 이름, 관계, 설정, 배경 모든 상황에 감정이입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내가 난독증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기에는 너무나도 잘 읽은 소설이 많아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이 소설은 줄거리 요약을 하며 두 번째 읽고 나서야 조금은 익숙해졌다. 주로는 주인공 옥주와 중국인 친구 예후이의 관계,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친구들은 그저 지나가는 인물들로 나왔는데 그 친구들의 이름도 어렵고 집중도 방해했다. 소설의 제목에 들어간 월계동이라는 단어가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했는데 소설의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별 내용 없이 언급된다. 그것이 나를 더 허탈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내가 작가의 의도에 따라가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작가의 소설 크리스마스 타일은 단편 모음집이고 이 월계동 옥주는 그 책에 실린 단편 중 하나라고 한다. 어쨌든 이 단편 월계동 옥주는 상당히 공감하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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