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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유 May 14. 2024

내일을 기다리며 미리 써 보는 일기

지나간 삶을 내려놓는 시간

3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인 남동생을 만나러 수원을 다녀왔다. 형 생일선물이라고 없는 돈에 로또 복권 2장 (10,000원)을 샀다고 건네준다. 아마 넉넉하지 못한 형 생활이라 큰 행운이 따랐으면 하는 바람 일 것이다. 이 세상 남한 땅에 혈육이라고는 남동생 하나뿐이다. 이제 막내 동생이었던 남동생도 60살이 되었으니... 3남매 중 여동생은 직장암으로 45살에 보내고, 남동생도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어떻게든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동생과 함께 하고 싶다. 몇 달 전보다 많이 걷는 것도 무척 힘들어한다. 땀도 많이 흘리고 이젠 한쪽 눈도 잘 안 보여서 불편하다고 한다. 옆에서 제대로 도움을 못 주어 미안하기만 하다.


주변 모든 이들의 건강과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 기도 할 수 있어 그나마 감사하다. 요즈음은 왜 서운한 일들만 생각나고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많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매일 기도 중에 사는 동안 건강을 주십사 애원을 하게 된다. 못나고 부족하기만 했던 나 자신을 뒤돌아 보며 주변 많은 이들에게 무엇이든 더욱 베풀며 살고자 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이 감사하기만 하다. 내 곁을 떠나간 이들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감사하다. 모든 이들도 나이 들어 자신의 지난 일들을 생각하며 그리워할 것이다. 아내에게, 가족에게 부족하고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듦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젠 좀 더 나은 생활을 찾기보다는 내 건강과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드리며, 지나간 삶을 내려놓는 일이 최선일 것이다. 서운하고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그런 삶이 옳았다고... 그렇게 한 사람~ 그렇게 한 시간들에게 내 자신이 용서를 빌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내일도 나에겐 오직 아내와 가족이 있어 행복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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