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소유 Jun 27. 2024

주안 도서관

구도심 속 재건축

주안. 인천의 참 오래된 곳이다. 구도심이라 보면 된다.


신도심은 어디일까? 청라? 송도? 서창? 계양? 검단? 이제 나도 인천을 떠난 지 13년이 되어서 어디가 먹고살 만한 지역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주안에는 주안도서관이 있다. 17년 전, 수험 생활을 시작했던 그곳. 그곳이 작년에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17년 전의 나도 지금 리모델링이 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예전의 추억에 빠지며 주안의 책향기를 맡으러 간다.


미추홀 도서관이 휴관일인 날, 휴관하지 않는 주안도서관을 찾았다. 구도심이라서 가는 게 영 번거로웠는데, 인천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어 이동이 너무 편하다. 2호선 개통이 벌써 7년이 되었다. 구도심까지 챙겨준 2호선이 고맙다.


그렇게 도착한 주안도서관. 정말 몰라보게 변했다. 특히 숲을 보면서 읽고 쓸 수 있는 창을 마주 본 일자 책상이 너무 좋다. 오늘은 글을 적당히 쓰고 눈에 띄는 책 두 권을 골랐다.


첫 번째는 ‘땅콩일기’. 제주도 어느 동네책방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책으로, 힐링 만화 에세이다.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 서점에서도 몇 페이지 펼쳐보고 그랬는데 여전하다. 일상의 슬픔과 두려움을 잘 표현하려고 했지만, 감수성이 메마른 걸까. 공감 못하는 스스로를 답답해하며 몇 페이지를 더 보다가 그만두었다.


두 번째는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 장강명의 SF 단편 모음집으로 신간이다. 재밌다. 이 양반, SF도 잘 쓴다. 나는 역시 소설을 좋아하는가 보다.


이렇게 주안도서관에서의 하루가 흘러간다. 17년 전의 추억 속에서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시간이었다. 책을 통해 다시금 나를 리모델링하며, 앞으로의 글쓰기와 삶을 다짐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