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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Jul 21. 2024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진심이다..

야간근무는 무탈했다. 지나고 보면 오히려 편했다고 생각한다. 무시하는 사람들, 깎아내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업무에 집중하기 좋았다. 고요한 사무실에서 적당한 긴장을 갖고 현장 업무에 대응했다. 야간에 다른 팀에서 특수조립지옥에 문의가 와서 대응하다 보니 새로운 인간관계도 만들어졌다. 이곳 특수조립지옥은 밖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갈라파고스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진화한 곳이다. 사람들은 점점 이 팀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야간근무 동안 일이 하나 있긴 했다. 김민선 대리가 다른 팀으로 전배 가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마치 사전에 설계한 시나리오처럼 내가 야간에서 제외되자마자 벌어진 일이다. 해외 영업 팀으로 간다고 들었다. 싱가포르 쪽을 담당한다고 들었는데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생산부에서 4년간 공정업무를 했던 이력으로 어떻게 그렇게 이동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퇴근 후 매일같이 영어 공부를 했으며 마케팅 분야를 공부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마케팅 관련 사내 교육까지 수강하며 사내 강사와 인연을 만들어 전배까지 실현한 모양이다. 보통 사내 교육의 강사가 해당 분야의 실무자이기 때문에 그것까지 잘 활용한 셈이다. 한마디로 주체적으로 전배 이동을 했다. 내가 야간 업무를 하는 사이 낮에 파트원들이 다 같이 회사 앞 중식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으며 가벼운 송별회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어느 날 장석구 파트장이 파트원들을 소집했다.

“얘들아, 우리 신입사원 받게 되었어. 총 두 명인데, 한 명은 규선이가, 한 명은 김준혁 대리가 맡아서 키워라”

장석구 파트장이 약간은 흥분한 말투로 말했다. 한 명이 빠진 대신에 신입 두 명을 받게 되었다.

“아 귀찮아 죽겠네. 고철 인마 겨우 사람 만들어 놨더니 하나 더 키우라고요?”

변규선이 투덜거렸다.

“야 이번에 너 밑에 주는 애가 이쁘장한 여자애야.“

장석구 파트장이 다 들리는 귓속말로 변규선에게 말했다.

“에? 뭐 뭐요? 사진 없어요? 사진! 사진!”

그저 여자라는 말에 몹시 호들갑을 떨며 흥분하는 변규선이다. 그에게는 아쉽겠지만 장석구 파트장은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언제까지나 막내로 있을 것 같은 내 밑으로도 신입이 들어온다. 변규선은 장석구 파트장의 흥분을 이어받아서 흥분된 상태로 신입사원을 기다리며 책상을 정리했다.

“규선이 저거 김민선 대리 떠난 지 얼마 되었다고, 여자 온다고 신났네. 그나저나 나도 어떤 친구가 오는지는 기대되는구먼.”

김준혁 대리도 신입사원에 대한 호기심을 보였다. 신입사원은 언제나 기대의 대상이다. 기대 이하의 취급을 받은 나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6개월 만에 중고사원 취급을 받게 생겼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한편으로는 선배들의 관심이 이제 새로운 신입사원들에게 가게 될 테니 나는 조금 편해지려나 하는 속 편한 생각도 들었다.


오후가 되어 졸음이 올 무렵 장석구 파트장이 앳돼 보이는 신입 둘을 데리고 인사를 시켰다.

“안녕하세요. 라미정이에요.”

“아···안녕하십니까. 연민호입니다.”

예고받은 대로 여자 신입 한 명과 남자 신입 한 명이다. 변규선의 표정을 보자 눈에 하트가 그려져 있다. 라미정은 딱 보기에도 여자다. 키는 160 중반 정도로 보인다. 긴 생머리에 다이어리를 들고 있는, 아직은 여대생의 향기가 느껴지는 공대 아름이다. 흰 피부에 쌍꺼풀이 없다. 서클렌즈를 착용하여 돋보이는 큰 눈동자, 오뚝한 코와 작고 도톰한 입술, 계란형의 얼굴이다. 몸매가 좋지는 않아 보인다. 얼굴만 다듬은 공대 아름이다. 그래도 공대 남자들에게 인기는 좀 있었을 것 같다. 연민호는 딱 보기에도 공대남이다. 키는 180 정도로 보이고, 마른 몸에 머리가 작아 비율이 좋다. 갈색 피부에 쌍꺼풀이 없고 눈이 작다. 농구, 축구 등 운동을 잘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신감 있어 보이는 라미정과 다르게 다소 수줍음을 타는 것으로 보인다.

“라미정 넌 여기 변규선 대리가 멘토고, 민호는 여기 김준혁 대리가 멘토다. 선배들과 잘 지내도록 해.”

장석구 파트장이 각각의 멘토에게 다시 인사를 시켜줬다. 신입사원이 둘이나 오게 되어 파트 분위기가 밝아진 모습이다. 특히 라미정이 파트의 분위기를 더 밝게 만들어주고 있다.


“PC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라미정 씨, 일단 책상 정리부터 해줄게요. 여기 내 옆에 자리 만들었고요. 우선 이 책 읽어보면서 쉬고 있어요. 뭐 불편한 거나,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 줘요.”

변규선은 새로운 후배 사원을 무척이나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게다가 라미정씨라니 내가 왔을 때와 참 비교되는 모습이다.


“이름이 고철수라고? 고철이라고 친구들이 놀렸겠네. 크크. 야, 새끼야 안 웃어? 이 새끼 처음부터 맘에 안 드네. 선배의 개그가 기분 나쁘냐? 앞으로 형이라고 불러라. 규선이형, 이렇게. 발음 조심해라. 발음 이상하게 하면 뒤진다.”

그랬다. 초면부터 말을 놓고, 폭언을 일삼았다. 이상한 개그를 하고, 폭언을 더 했다. 책상 정리, PC 세팅 그런 것은 내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들이다. 업무 관련 책을 읽고 있으면 팔자 좋아 보인다고 눈치 받았다. 그랬던 그의 다른 모습이 보였다. 서러운 시간이다.

“야 철수야, 너 뭐 하냐 너 할 일도 없어 보이는데 같이 책상 정리 좀 하자.”

책상을 특별히 정리할 것도 없는데 변규선이 오버를 하며 야단이다. 연민호는 건너편에서 김준혁 대리에게 안내를 받고 있다. 김준혁 대리는 회의가 있어서 김선호에게 뒤를 부탁하고 회의실에 들어갔다. 김선호는 헛기침하면서 인제야 선배 노릇을 제대로 하겠다는 엄격 근엄 진지한 표정으로 연민호 옆으로 다가섰다.

“철수야, 너 공정 시간 좀 알아서 수정 좀 하고 라인 업무 좀 봐줘. 난 라미정씨 관리 좀 해줘야겠다. 오늘 좀 부탁한다.”

변규선은 신입사원 라미정 옆에 붙어서 안절부절못하여 업무를 내게 부탁했다. 부탁한다는 말을 회사에 입사해서 처음 들었다. 태도만 변한 게 아니라 말투도 변했다. 저 양반의 저런 다른 모습은 차라리 안 보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정 시간 변경을 위해 현장이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은 정말 속이 편한 곳이다. 이젠 웬만한 현장 업무를 내가 혼자 대응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배들은 어느새 현장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차라리 혼자 대응하더라도 대화를 섞거나 얼굴을 보지 않는 편이 속이 편했다. 아마도 현장에 상주하는 생산부의 막내들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무실에 앉아 있어 봐야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장비를 만지는데 멀리서 김선호와 연민호가 다가왔다.

“어이, 철수씨 일 다 봤으면 잠깐 비켜봐요. 민호 그 장비 좀 알려주게.”

김선호가 양손을 휘저으며 내 옆으로 와서 자리를 비켜달라고 눈치를 준다.

“아. 네네.”

“철수씨 자꾸 잔소리해서 미안한데, 대답을 한 번만 하라고 했죠? 그리고 대답할 때 앞에 그 ‘아’ 좀 붙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런 대답을 듣는 게 좀 듣기 거북하더라고요.”

나도 이제 선배인데 후배 앞에서 저런 잔소리는 정말 듣기 싫지만, 몇 번 더 말대답했다가는 잔소리가 끝이 없을 것을 안다. 장비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하고 사무실로 올라갔다. 사무실에 올라와 보니 변규선의 모습이 가관이었다. 라미정 자리에는 어느새 PC가 설치되어 있었고, 라미정은 자리에 앉아서 도도한 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다. 변규선은 그 밑에 불편한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서 선 정리를 해주고 있었다. 그동안에 결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물론 저런 태도 변화는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선 정리가 끝나자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그 옆에 쪼그려 앉은 상태로 PC에서 사용해야 할 프로그램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라미정 씨, 어디 뭐 불편한 곳은 없죠? 저기, 그 PC에서 사용할 프로그램은 이거 저거 쓰면 되고요. 뭐 급하게 생각할 것 없어요. 있다가 보면 차츰 적응될 거예요. 지금 보는 책에서는 이 부분이 중요한 부분이고, 여기는 가볍게 읽어 넘겨도 상관없어요. 책 읽다가 궁금한 게 생겨도 언제든 물어보세요.”

저렇게 자상할 수가 없는 변규선의 모습이다. 모두가 보면서 혀를 찼다. 퇴사 욕구 가득했던 지난 시간을 견뎌서, 후배가 왔고, 이번엔 또 다른 시간이 왔다. 이제는 내게 선배들의 관심은 없었고, 새로운 신입 두 명에게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그런 난 오히려 무관심을 즐겼다. 이 무관심이 나를 어떤 흐름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동안 변규선에게 들었던 폭언은 책 한 권을 써내도 모자라다. 그 폭언이 소심한 나를 더 주눅 들게 했다. 신체 폭력이 남긴 상처는 시간이 아물게 하지만, 언어폭력이 남긴 상처는 그 이후로도 몇 달간 아물지 않았다. 원래 다들 그렇게 언어폭력에 휘둘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새로 들어온 후배 사원들에게 다들 관대한 모습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내가 쌍욕을 먹었던 실수를 신입 후배 사원들이 똑같이 반복해도 그들에게는 다들 눈감아주고 있었다. 특히 모두 여자 후배, 라미정에게 관대했다. 무슨 차이일까 궁금했다. 난 혼자였고, 그들은 두 명이었다. 나이, 성별, 학력 등 그들과 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있다. 난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다.


“라미정, 넌 말 참 잘하더라. 얼굴도 이쁜데 말도 잘하고 보기 좋네. 아주 좋아. 규선아 얘 신경 써서 잘 키워라.”

장석구 파트장도 라미정에게 빠졌다.

“장 과장님 어디를 자꾸 넘보려고 하세요. 제가 알아서 잘하고 있어요. 라미정 앞에서 말인지 농담인지 좀 변태같이 말하지 좀 말고요.”

변규선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야 이것 봐라? 내가 요즘 좀 봐줬다고 막말하네?”

장석구 파트장도 정색하면서 받아쳤다. 변규선은 라미정과 멘토링 목적의 시간을 갖기 시작하면서, 자기관리라는 것도 하기 시작했다. 전날 과음을 하고, 다음날 머리를 안 감는 버릇도 없어졌다. 항상 머리를 감고 단정하게 드라이한다.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던 옷차림도, 어느새 카라티에 면바지로 바뀌었다. 등산화처럼 흙먼지 가득했던 나이키 에어 맥스 운동화도, 세련된 로퍼로 바뀌었다. 하지만 패완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고 했던가 얼굴이 못생긴 건 여전하다. 입술에는 립밤도 바르는지 그 입술에 립밤이 뭉쳐서 더럽게 반짝거린다. 변규선의 그 입술은 라미정 옆에 붙어서 계속 가벼운 농담을 내뱉고 있지만, 눈빛은 굶주린 짐승의 눈빛이다. 한 번은 자빠뜨려서 잠을 자려는 기세다. 하지만 한참을 붙어서 저렇게 하고 있어도 잠은 못 잘 것 같다. 내가 보기엔 영원히 안될 것 같다.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선후배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라인을 지키고 있다. 원격으로 PC를 연결하자 메신저 알람이 울렸다.

(철수야, 라인이니? 너 사무실 좀 올라와 봐라)

장석구 파트장의 호출이다. 평소에 찾지 않는 사람인데 무슨 일 때문에 갑자기 호출하는 것일까 내심 불안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현재 야간 중인 변규선을 제외한 모두가 모여있다.

“야 너 축하한다. 신규 공장 셋업 인원에 뽑혔다.”

장석구 파트장이 얘기했다.

“에이 사실대로 얘기해요. 장 과장님.”

김준혁 대리가 얘기했다.

“그.. 그래, 쿨럭, 쿨럭, K2라는 신규 공장 셋업이 예정되어 있어. 우리 팀에서 한 명 차출해야 한다고 하더라. 근데 아무도 가기 싫다는 거야. 빨리 결정은 해야 하고, 철수 너는 자리에 없길래, 너 없는 사이에 모두 모이라고 해서 그래서 사다리를 돌렸지. 라미정은 여자라서 빼줬고, 김준혁 대리도 뺐고, 변규선은 야간이라 뺐고 나머지 모두 넣고 돌렸다. 결과는 철수 너가 당첨이야.”

장석구 파트장이 구구절절 설명했다.

“쩝, 나로서도 손쓸 방법이 없어서 유감이네.”

김준혁 대리가 말했다.

“야 이제 철수 그만 갈구고 일 적당히 시켜라. 얘 가서 고생해야 하는데.”

장석구 파트장은 그렇게 얘기하며 밖으로 나갔다. 진작에 좀 챙겨주지 않고 인제야 그만 갈구라고 챙기는 게 야속했다. K2 공장은 K1 공장의 옆 건물에 지어둔 공장이다. K1 공장과 동시에 착공하여, 준공되었다. 건물을 지어놓고 재무적인 문제로 장비를 넣지 못했다. 그렇게 몇 년을 K1 공장만 운영하고 있었다. 재무적인 문제가 해결된 건지, 갑자기 K2 공장 운영에 대해 바쁜 움직임이 보였고, 곧바로 미루고 미루었던 장비를 넣기로 결정되었다. 신규 공장은 무조건 힘들다는 소문이 있다. 게다가 K2 공장에는 특주조립 팀이 없다. 일반 조립 팀으로 가야 한다. K2 공장에 장비는 넣고 있지만, 특수 공간 구성까지 할 비용이 없기에, 해당 공정만 K1로 백업을 보내는 방식으로 결정되었다. 특주조립은 담당 장비가 적다. 몇 대의 운용되는 장비도 안정적이다. 따라서, 사고도 거의 없다. 이번에 가야 하는 일반 조립팀은 진짜 지옥이다. 다시 말해 그냥 조립 지옥 팀이다. 사출 지옥, 도색 지옥 같은 곳들보다는 낫겠지만, 절대로 만만한 곳이 아니다. 안 그래도 변화가 한번 필요하다고 생각은 했다. 아쉽지만 지금까지 함께한 동료들은 이제 끝이다. 새로운 동료들과 새로운 시작이다. 더럽고, 치사했고, 처절했고, 한마디로 치졸했던, K1 공장 특주조립 팀에서의 생활은 이제 끝이다. 이들과 헤어질 생각에 뭔가 시원섭섭하다. 비록 전배를 떠나게 되었지만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은 날 설레게 했다. 물론 겉으로는 아쉬움 가득한 척했다.

“야 철수 바로 다음 주에 가야 해. 말 나온 김에 오늘 송별 회식이나 하자. 파트 비용을 전에 다 써놔서 엔빵으로 해야 해. 너희들이 평소에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줄 알아.”

장석구 파트장이 말했다. 이 양반은 끝까지 밥 한 번 안 사준다. 모든 리더가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팀 파트장은 밥을 너무 사줘서 탈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렇게 쫓겨나는 상황에는 밥 한 번 사줄 법도 한데, 이 양반에게는 그런 법은 없다. 기러기 아빠로 자식들에게 월급 대부분을 보내고 있어서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짠돌이다. 라인으로 내려가자 내가 쫓겨 나간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져있었다. 현장의 형, 누나, 동생들은 모두 놀라며 내가 가는 상황에 대해서 화를 냈고, 슬퍼했다. 팀에서 궂은일은 다 하면서 그동안 선배라는 족속들에게 당했던 온갖 수모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준 현장 사람들이다. 오히려 내가 놀라고 흥분한 현장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이렇게까지 흥분해 주고 슬퍼해 주는 동료는 현장밖에 없었기에 그들이 정말 고마웠다. 금세 4조 3교대의 모든 현장 사람들에게 소문이 났고 모두 나를 볼 때마다 위로했다. 오히려 기회의 땅으로 간다는 생각에 위로받을 일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한동안 위로받는 사람으로 지내게 되었다. 소문은 건너 건너 다른 팀의 동기들에게도 퍼지게 되었다. 한동안 사람들과 메신저로 작별 인사를 하거나 직접 만나서 인사를 주고받는 시간을 보냈다. 내가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은 적이 있나 싶다. 문득 K1 특주조립팀 사무실에 한마디 남기고 싶은 중국 드라마 삼국지의 명언이 떠올랐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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