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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요유 Aug 01. 2024

출판사 탐험

도서관에 존재하는 출판사

초고를 완성하고 출판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50개의 출판사 목록을 만드는 것이었다. 조금 알아보니 알라딘 PC버전의 메뉴에 분야별 출판사 순위가 있었다. 역시 알라딘답다. 우선 롤모델인 김동식 작가가 있는 북바이북의 요다출판사를 1순위로 지정했다. 이제 2000년 이후의 문학을 출간한 출판사들을 순위별로 정렬해 나갔다.


문학동네, 창비, 민음사, 은행나무 등 익숙한 이름들이 나열되었다. 출판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곳들이라 최소한 한두 권씩은 다 접해본 출판사들이다. 출판계의 대기업이라 그런지 소설 분야의 투고 담당자가 별도로 지정되어 있었다. 대기업은 등단작가를 위주로 받는다고 하지만, 기획서에 힘을 줘서 한 번은 넣어봐야 할 곳들이다.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2순위부터는 종합 출판사를 정리했다. 종합출판 대기업인 김영사부터 시작해서 시공사, 마음산책 등 다양한 출판사들이 눈에 띄었다.


3순위부터는 자기계발, 인문분야의 출판사도 포함했다. 서점에서 자주 본 위즈덤하우스, 웅진, 다산, RHK, 한빛 등 다양한 출판사를 넣었다. 나 같은 반골기질의 작가를 잘 받아주는 돌베게 출판사도 넣었고, 작품성이 있는 책을 출간하는 휴머니스트, 인플루엔셜도 넣었다.


중복과 제외를 고려해 보니 좀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에 보너스로 10개 출판사를 더 넣었다. 장르 문학을 밀어주는 북로망스, 퍼블리온, 클레이하우스, 허블 등을 포함시켰다.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자리를 잡아 앉아서 쭉 정리하다 보니 한 분야에도 이렇게 많은 출판사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분야를 막론하고 정리하면 150~200개 출판사가 넘게 될 것 같았다. 여기까지 정리하는 데에만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다. 기존에 공유받은 출판사 리스트가 있었지만, 모든 출판사의 사이트를 방문하여 투고 담당자의 메일을 비교해서 새롭게 수정했다. 사이트에서 직접 투고하게 되어 있는 출판사도 많았다. 홈페이지가 없거나 관리가 안 되는 곳도 있었고, 부실한 곳도 있었다. 유명한 출판사의 사이트가 좋긴 했지만, 사이트가 의외로 좋은 출판사도 있었다. 모든 직원의 사진을 올려둔 스노우폭스북스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출판사도 알게 되어 좋았다.


도저히 투고 방법을 찾기 힘든 11군데의 사이트는 도서관에서 출판사의 책을 찾아 책 맨 앞이나 맨 뒤의 책 정보를 메모했다. 이 과정에서 또 괜찮은 출판사들을 발견했다. 단 한 군데, 심플라이프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읽은 200여 권의 책의 출판사와도 맞춰보고 우선순위를 정리해야겠다. 시대가 좋아서 앉아서 출판사를 모두 찾아보는 시대다. 출판사들 역시 과거처럼 우편으로 원고 받는 것을 거절한다고 공지해두었다. 이제는 예전처럼 원고지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가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따뜻한 곳에 앉아서 출판사 탐험을 하는 과정도 또 하나의 재미다. 그 과정이 결코 친절하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탐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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