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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소유 Aug 04. 2024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작가의 처절한.. 소설 같은.. 수필..

1. 분량 및 단락장은?

1, 2장 기준으로는 A4용지 47매의 중편 분량이다. 마저 읽은 3, 4장까지 합치면 신국판 기준 약 240페이지의 장편 분량이다. 단락장이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2장까지를 놓고 봤을 때는 43개의 단락장으로 파악된다.


-. 본 수필은 주인공 저자인 조정진 씨의 자기소개로 시작된다. 이력, 가족, 재무, 부동산이 소개되었다.

-. 퇴직 후 막막해진 가정 형편 이야기가 나온다.

-. 38년 공기업 정규직에서 퇴직한 주인공은 지인의 소개로 겨우 사무직에 재취업했지만 주변의 눈치로 그만둔다.

-. 구인광고 일자리 2만 개 중에는 60대 사무직 정년퇴직자의 일자리는 찾기 힘들었다. 그중에 겨우 눈에 띄는 일자리를 발견했다. 그것이 고속버스 배차 계장이다.

-. 겨우 합격은 했지만 주인공은 그야말로 현실을 모르는 60세 신입사원이다.

-. 탁송 업무로 배차 현장의 어려운 현실을 바로 몸소 겪는다.

-. 배차, 탁송, 점검 등 1인 3역을 하며 고단한 시간을 견딘다.

-. 식사의 맛과 질이 좋지 않지만 살기 위해 먹는다.

-.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개인의 비용을 사용했다.

-. 주변을 보니 여성 검표원도 처절하게 근무하고 있었다.

-. 사람들이 주인공을 임계장으로 부르는데, 그 뜻이 알고 보니 임시 계약직 노인이라는 뜻이었다.

-. 주인공은 맡은 직무에 대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 그러다 결국 부상을 당해서 잘린다..


-. 두 번째 직업은 아파트 경비원이다.

-. 의외의 젊은 나이가 합격의 우선순위였다.

-. 첫 출근 날 깜박 졸다가 시말서를 쓰게 되었다.

-. 경비원 일과표를 보니 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잠시, 실제 업무량은 1인 7역이 필요했다.

-. 70대 경비원의 자살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 잡쓰레기 정리하는 것이 생각보다 큰일이다.

-. 분리수거를 할 의무는 없었지만 그저 힘없는 자는 시키는 일을 무보수로 했다.

-. 어떤 교수의 쓸만한 폐기물 처리를 도와서 처음 만족스러운 보수를 받았다.

-. 유모차로 소주병을 훔치는 도둑을 잡았지만 그 사정이 딱했다.

-. 주차 단속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전쟁이다.

-. 경비원은 잡다한 심부름도 해야 했다.

-.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경비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지치기와 예초작업을 했다.

-. 하루에도 수십 번 손을 닦아서 손은 항상 깨끗했다는 것이 모순이었다.

-. 남들에게 즐거웠던 한가위 같은 명절은 경비원에게는 지옥이었다.

-. 추석의 태풍을 잊을 수 없다.

-. 아파트 공사 중에는 공사장 인부가 되었다.

-. 동 대표 선거 때는 선거 운동원으로 동원되었다.

-. 경비원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나쁜 사람이 있었다.

-. 경비원에게 아파트의 밤은 고요하지 못했다.

-. 어떤 학부모에게 공부 안 했던 사람 취급을 받았다.

-. 명찰이 없어서 혼났다.

-. 길고양이 때문에 혼났다.

-. 경비원 모두는 갑자기 스스로의 죄를 고백하는 시말서를 작성했다.

-. 경비원의 징계 사유는 서른여섯 가지나 된다.

-. 신임 회장 취임식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작성했다.

-. 경비원들이 다 같이 저항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 아이들의 장난으로 주차장 차단기가 잠겨서 잘릴 위기에 처했다.

-. 경비원은 사람대접받는 직업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 경비원은 휴게 시간도 보장받지 못했다.

-. 비정규직 지원센터가 손길을 내밀었지만 소용없었다.



2. 느낀 점과 그 이유는?


-. 나머지 3, 4부를 읽고 싶은 마음에 지금은 절판된 책을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다. 논란이 있는 줄 몰랐던, 미안한 말이지만 그 이전에 존재조차 몰랐던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공직생활 38년 동안 평소에 글을 쓰거나, 최소한 책을 좀 읽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문장이 어렵지는 않지만 술술 읽히며 가독성도 좋았고 챕터 별로 반복되는 서사는 있지만 서사의 흐름도 제법 자연스러웠다. 저자의 첫 책이라는 것이 놀랍다.


 한편으로 과거에 어떤 동인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현재의 문단 세계는 진입 장벽이 너무나 높은 것이 아닐까 싶어 아쉽다. 특히 최근 젊은 작가 상 대상을 수상한 이미상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조경란 작가의 ‘일러두기’는 평론의 극찬을 받았었고 그 장르가 소설이긴 해도 과도한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서사라서 일반 대중은 절대로 읽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 삶이 소설이라고 이야기했었다. 본 수필 책은 그 삶을 소설과 같이 현실성 있게 그려냈고, 그 부분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다.


3. 가장 좋았던 부분과 그 이유는?


-. 저자의 주변 인물들로부터 들은 현실 조언들이 인상 깊다. 특히 버스 배차 계장직에서 사부님으로 모신 경쟁사 베테랑의 말 ‘이 일은 서울대 나온 사람이 가장 못할 일이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면서 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지.’ 이 선문답 같은 표현이 너무나 좋았다. 우리가 실제 현장에서 통찰력을 얻은 사람으로부터 가끔씩 들을 수 있는 현실 선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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