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에서 무로 되돌아가는 것.
웨인 다이어의 책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자기 계발과 멘털에 관한 내용으로, 최근 내가 읽었던 비슷한 장르의 책 중에서도 특히 큰 감명을 준 작품이다. 번역서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읽히며, 특히 보도섀퍼의 <멘탈의 연금술>과 비교해 볼 때 나에게는 이 책이 더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나에게 여러 가지로 힘이 되어준 책이며, 그 안에서 발견한 메시지들이 마음 깊이 울림을 주었다.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정리되었다. 나는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하며, 이를 일찍 목격한 경험도 있었다. 이로 인해 죽음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했는데, 그동안 죽음을 '유'에서 '무'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여겼지만, 최근에는 원래 '무'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서양 철학서인 <에픽테토스의 삶의 기술>을 통해 죽음이란 그저 하나의 관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양 철학서 <반야심경>을 통해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개념에 공감하게 되었다. 존재라는 것 자체가 관념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이번에 읽고 있는 웨인 다이어의 책을 통해서도 이와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전반부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부분을 꼽자면, (P44)의 ‘오렌지의 교훈’이 있다. 오렌지를 쥐어짜야 즙이 나오듯, 나를 쥐어짜는 상황이 곧 내가 변할 수 있는 기회라는 교훈이 마음에 와닿았다. (P52)의 ‘세상에 실수란 없다’라는 메시지도 강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모두 완벽한 우주의 일부분이며, 그 자체로 실수가 아닌 완벽함의 일부라는 점이 큰 위로가 되었다. (P82)에서는 영혼을 가로막는 세 가지 요소를 제시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리 판단하지 않으며, 어딘가에 기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특히 공감이 되었다. (P92)에서 언급된 ‘추락이 먼저다’는 생각도 인상적이었다. 추락이 절망이 아닌 희망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다이어의 메시지가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P106)에서 언급된 ‘0을 향해 가라’는 존재 자체가 그저 관념이라는 내 생각을 잘 대변해 주는 내용이었다. (P125)에서는 ‘존재의 99퍼센트는 눈에 보이지 않으며, 무형의 존재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고, (P131)의 ‘Universe’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부분도 마음에 남았다. 우주는 하나의 노래이고, 존재는 그저 그 노래의 흐름이라는 개념이 매우 시적으로 다가왔다.
책의 후반부는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다. 우리는 누구나 삶을 살아가며 그 길이 끝없이 이어질 것처럼 느끼곤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죽음은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느 순간 죽음이 항상 우리 등 뒤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깨달음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더 진지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웨인 다이어의 책을 마저 읽으며 단순한 자기계발을 넘어서는 깊은 울림을 느꼈다. 책 속에서 다루는 삶과 죽음,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메시지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줬다. 특히 "삶은 늘 취약하다"는 말(p.180)은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매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언제든 삶이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남은 시간은 더 의미 있어진다. 또한, "모든 것은 에너지다"라는 문구(p.212)는 깊이 와닿았다. 모든 것이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가 보는 실체는 사실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말은 불교의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모든 것은 허상'이라는 가르침과도 닮았다. 이는 양자역학과도 연결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그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거절한 사람에게 감사하라"는 말(p.170)도 인상적이었다. 2024년에 겪었던 많은 거절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거절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거절이 나를 성장하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거절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새로운 기회를 향한 길을 열어주었다. 웨인 다이어는 "오래된 방식을 떠나라"(p.168)고 말한다. 타인의 공감을 얻으려는 오래된 방식을 떠나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글쓰기 또한 무언가를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행위(p.172)라는 그의 말처럼, 나 자신을 그냥 존재하게 두는 것이 진정한 성장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반복하며 강조된 바와 같이, 타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P64)에 나온 내용처럼 나를 지키는 방법으로 ‘읽고, 쓰고, 산책하기’ 중에서 특히 읽고 쓰기가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 무렵, 30대 후반부터 시작한 이 방법들은 내가 힘들 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고, 이는 나를 지키는 중요한 방법이 되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매일을 더 소중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