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의 핵심 메시지는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있다.] 이것이다. 사실 일타강사로 유명한 이지영 강사의 말을 살짝 비튼 것이다. 이지영 강사는 말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 물론 수험생들에게 도망치지 말고 독하게 공부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본인이 고생했던 경험을 담아서 얘기를 풀어낸다. 일정 부분 공감은 하고 있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독하게 견뎌내다가 미쳐버리거나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소설에서 주로 다루게 될 직장내 괴롭힘이 그렇다. 넷플릭스 인기드라마 ‘더글로리’. 괴롭힘을 잊지 않고 나중에 복수한다는 것. 그것은 드라마일 뿐이다. 막상 괴로운 상황에 닥치면 도망 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 도망 나갈 계획을 만들어서 실행해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두번, 세번 도전해 봐야 한다. 내 경험이 그랬고, 잘되는 선, 후배들이 그랬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이것 또한 내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다. 괴롭힘을 당하며, 혹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저 노예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더 심하게 얘기하면 그냥 호구가 되는 것이다.
세상의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세상 또한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내가 중심이 되어 보낸 경험들은 사회에 나와서 완전하게 뒤바뀐다. 나는 그저 별 볼일 없는 주변 인물에 불과할 뿐이다.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안주하고 있으면 아무도 살길을 찾도록 도와주지 않는다. 내가 아프거나, 심지어 죽어가도 사람들은 그냥 방관한다. 움직여서 도망쳐야 한다.
난 13년간 도망치는 회사 생활을 했다. 물론 용기가 필요하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서 지옥을 보기도 했다. 인생의 모든 일이 한 번에 잘 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번 도망치는 게 어렵지 막상 해보면 두번, 세번 도망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이곳저곳으로 도망친 끝에 현재는 천국에 도착했다고 생각한다. 천국에서의 생활은 벌써 햇수로 5년째이다. 심지어 천국에서도 더 상위층에 존재하기 위해서 또 도망쳤다. 결과론적으로 만족한다.
한마디로 직장 생존의 방법으로 도망치는 것을 말하고 싶다. 사실 사회의 통념을 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자병법 36계의 마지막 병법에서도 말한다. [여의치 않으면 피하라.] 이 얘기를 그저 대책 없이 도망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얘기다. 나 역시 전략적으로 도망치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향후에 메시지는 변할 수 있겠지만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