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킷 18 댓글 1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고매 Aug 13. 2022

좋은 채용 담당자가 되고 싶은 일기

공개채용 진행 후기

5월부터 7월 말까지 채용 담당자에게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대졸 신입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제목에 '좋은' 채용 담당자가 되고 싶다고 적었지만, 사실 '좋은 채용 담당자'란 무엇일까부터 의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훌륭한) 채용 담당자는 내가 하는 과정이 단순히 사람을 뽑는 일을 넘어서 그 사람이 회사의 인적자원이 되고 그로 인해 회사가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나는 일하면서 느낀 개선점을 찾고 다음번에 동일한 일을 할 땐 같은 실수를 하지 않고, 더 나은 관점을 갖고 개선된 방식으로 일하고 싶다. 그래서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하며 느낀 점과 나의 개선점을 적어보았다. 그래서 이 글은 주관적이며, 제목도 '좋은 채용 담당자가 되는 법'이 아닌 '좋은 채용 담당자가 되고 싶은 일기'인 이유다.

1. 편견을 최소화하자.

서류 검토부터 인적성, 면접까지 진행하며 느낀 것은 내 생각보다 나는 편견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서류를 볼 때 가장 먼저 대학교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신상정보를 스킵하고 자기소개서 부분을 먼저 읽는 방법으로 바꿔보았다. 내 생각을 뒤집듯 충실히 쓴 자기소개서와 명문대학과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보는 관점은 주관적이기에, 담당자의 편향이 반영되기 쉽다. 예를 들어 같은 자기소개서도 나는 C로 평가했는데, 동료는 A로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래서 높은 혹은 낮은 점수를 주는 경우에는, 내가 어떤 부분에서 이 점수로 평가하는지에 대해 기록을 했다. 그리고 동료들의 의견을 물으며 내가 치우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큰 도움이 되었다.

2. 나보다 경험이 많은 상사, 동료를 믿어보자.

당시에는 상사의 판단이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돌아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될 때가 있다. 상사나 동료가 일을 지시할 때 그렇게 하는 이유를 알려주면 좋겠지만, 바삐 돌아가는 회사에서는 지시만 하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나는 다소 짧게 쓴 자기소개서는 성의가 없다고 생각해서 부적격이라 판단했는데 상사는 전체적인 이력서를 보고 적격이라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이 자기소개서의 당사자는 면접에서 높은 점수로 최종 합격을 했다.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나보니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말로 표현하는 것에 강한 사람이었다. 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해서 한국어로 긴 글을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았다.

어쩌면 내 상사는 이런 상황을 이미 겪어봤거나 내가 보지 못하는 다른 부분을 봤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보다 경험이 많은 상사와 동료를 믿는 것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꼈다.

3. 사소한 말과 행동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 눈에 띄는 지원자는 오히려 스펙이 뛰어난 지원자보다 말 한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가 사려 깊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지원자였다. 나는 면접관이 아닌 면접 진행자의 입장이어서, 면접자의 면접 외의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면접 전 대기의자에서 한 지원자가 경쟁자인 나머지 두 지원자에게 "파이팅!" 하며 용기를 나누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지원자는 실제로 면접 결과도 우수했고, 설사 면접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나는 그 사람은 다른 곳에서 더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혹은 그 반대의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나 또한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려고 한다. 면접 진행자인 나는 면접자들이 덜 긴장할 수 있게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채용 전형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업무라 신경을 많이 써서, 스트레스를 꽤 받았지만 배운 점도 많고 결과적으로는 우수한 직원을 채용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이런 기록을 많이 남겨서 더 좋은 인사 담당자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지 출처: https://hrshelf.com/recruiter-skills-to-be-successful-hr-recruiter/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