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잡아 뿌리

by 고니크

지난 이틀 동안 깨달은 게 있다.


난 고룡이(식물1)와 물꼬기(식물2)를 볼 때 줄기나 잎사귀보다 흙 쪽을 더 쳐다본다. 흙 아래의 모습이 정말 궁금하다. 바스락 거리는 흙을 뿌리로 꽉 쥐어서 버티고 있는 거겠지? 악력이 참 쎄겠구나. 그럼 얘네는 평생을 주먹을 꽉 쥐고 사는 셈인 건가? 전투력이 굉장하다.


그 투지로 꼭 오래 살아줘.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만 그치지 말고, 연장하려는 욕심도 부려보란 말이야. 인생은 고달픈 것. 식생도 마찬가지. 너희의 식생에 반드시 승부욕 있는 태도로 임하도록. 요즘 식물들 빠져가지고 설렁설렁 살려고 하는데, 내 휘하에선 용납 못 해. 정신 똑바로 차리거라.


식물들에게 말도 안 되는 대화를 걸며 나도 주먹을 꽉 쥐었다. 뭐라도 꽉 부여잡지 않으면 크게 넘어질 것만 같은 하루다. 나에게도 한 소리를 한다.

꽉 잡아. 꽉 잡아,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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