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날씨도 안 도와주는구나......
경기그랜드투어를 떠난 지 어언 3일 차.....
이번엔 옆 동네 부천으로 향했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은 한국만화박물관이었는데
주말 아침을 책임지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나에겐 심히 싱거운 곳이었지만
다양한 만화를 접했던 동생에게 이곳은 꽤나 볼거리가 많고 호기심이 가득 차 보였다.
여기서 나에게 익숙했던 건 아기공룡 둘리뿐이라 먼저 관람을 마치고
동생을 기다리고 있어야만 했다.
다시 생각해 봐도 나는 만화보다는 영화 쪽에 더 취향이 맞는 걸로.....
두 번째 경유지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을 가기 위해 부천에서 과천으로 이동했는데
주차장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폭염경보 메시지가 떴다.
가뜩이나 더위에 취약한 편인데 주차장에서 미술관까지 걸어가는 길이
얼마나 불가마일지 안 봐도 뻔할 뻔 자였다.
물론 미술관에 들어갈 때까진 오븐 속을 걷는 것처럼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바삭해질 뻔한 아찔함을 경험했지만 다행히 실내는 정말 시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섹션의 전시를 만날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
6개에 이르는 전시장을 전부 돌아 나오면 3시간에서 많게는 5시간까지 사라지는 마법까지
격조 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이만한 곳도 없었던 것 같다.
아! 물론 폭염 경보 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차로 돌아갈 일이 심히 걱정인 것만 빼면.....
과천에서 용인으로 이동해 만난 세 번째 장소는 백남준아트센터!!!
건물 외관만 봤을 땐 세련된 사무동의 느낌이었는데
방금 들렸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보다 다양한 작품들을 디테일하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이는 영상들과 오늘날의 비디오아트를
한 곳에 모아서 볼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크게 느껴졌는데
영상미술 작품들을 보며 특유의 감칠맛이 매력적이었다.
부천부터 과천과 용인을 거쳐 도착한 이천!!!
고단해질 즈음에 들린 시몬스 테라스에서 잠시 드러누워보기로 했다.
역시 침대는 과학이었고
노곤노곤해진 몸을 내려놓기 충분했다.
물론 침대 전시라고 하기엔 비비드 하고 아기자기했는데
2층에 있는 침대 제작 기기 전시 공간은 특히 엔지니어인 나의 입맛을 다시게 하기 충분했다.
이천 시몬스테라스를 끝으로 3일 동안의 여정이 끝났다.
경기도 내에서만 다니는데도 600km가 넘는 장거리가 되었고
호우경보부터 국지성호우와 폭염경보까지 날씨의 방해를 제대로 받아
마른자리 진자리 다 지나간 산전수전 여행기가 되었다.
덕분에 자동차는 온갖 자국들이 뒤섞여 때껄룩이 되었지만
사는 내내 경기도 서북부만 다녀본 동생과 같이 기획하고
악천후 속에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다니며 거진 30년 차 경기도민으로서
경기도의 다채로운 면면들을 본 것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