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법도 모르고
햇살을 끌어안던 꽃잎 하나,
그게 너였다는 걸
바람이 데려간 뒤에야 알았다.
기억은 늘 늦게 피는 꽃과 같아서
네가 머물던 자리에
다시 봄이 온 줄 알고 눈을 감았다.
나는 늘 물가에 손을 담그지 못한 사람,
고요한 물결만 바라보다
네가 흘러간 쪽에 눈길을 주었다.
다 하지 못한 말들은
오늘도 먼 하늘에 비가 되어,
나무 위로 조용히 내려앉아
네가 그어준 자리에 향기를 남긴다.
그제야,
비어버린 가지를 어루만지며
나는 계절을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고
너 없는 봄을 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