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손을 잡기 전에

당신의 힘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by gomgom

이 사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 사람은 호락호락한 분이 아니다.


내가 이순간 모든걸 바쳐 사랑한다고 한들, 손을 놓치는 그 순간 나는 중심을 잃고 기우뚱할 것이다. 간신히 추측해보건대, 죽느니사느니 할 정도로 깊은 사랑이라 도저히 내 중심을 다시 세우기 전까지 쏟아야할 힘은 예상하기도 싫다.


그저 이 사람이 내 옆에 평생을 약속하고 함께 기대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이 사람이 옆에 평생 있는다 해도 그것은 결코 내 자신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소용돌이치는 격류.

한껏 고요할 것만 같은 폭넓은 강물 밑에는 얼마나 극심하게 빠른 물살이 흐르고 있는지

살짝 발을 담궜다 뺀 순간이지만, 이 사람 맛보기를 한 나는 격한 두려움에 빠진다.


레프팅도 하루 아침이지, 여가활동을 평생을 할 순 없다.

멀미를 하며 고통스러워할 것이다.


내가 이사람과 함께 하기 위해선 정말 나라는 배가 커야 한다. 그 어떤 물살이, 파도가 밀려 쳐 들어와도 나라는 사람이 전복되지 않도록. 내가 빙글-웃으며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약간의 물기가 선상위를 젖어도 하루 낮의 볕이면 충분히 감당가능하도록. 이런 표현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 갖고 있는 두려움이 자꾸 나를 좀먹고 있어서다.


나라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나라고 생겨먹은 인간은,


누구에게 종속된 인생을 살고 싶지도 않고. 한 사람의 인생에 기대 살 생각은 자존심이 상하고. 내 생명이 깃든 내 육체를 끌고 갈 인생을 온전히 내 것으로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이다.


다른 이에게 누군가의 와이프, 누군가의 누구. 라는 수식어가 아니라, 인간 이계림. 내가 하는 일의 직업의 이계림.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살아왔으니 결코 지지대를 다른이의 땅에 심을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자꾸만 주춧돌을 슬금슬금 그 사람의 땅으로 옮기고 있는 기분이다. 이건 꽤 혼잡스럽고 당황스럽고 낯설다.


내가 이토록 의존적이고, 어리광쟁이에 철부지였다니.


당신을 사랑해서 평생을 희생하면서 살아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고, 집에서 삼시세끼 따뜻하고 맛난 밥으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치미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우습고 말도 안되고 그렇다.



나의 존재는 오랫동안 당신과 항해를 할 수 있는 배가 되고 싶다.

위기의 순간도 잠시 흔들리고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당신에게 나는 별 신경쓰지 않아도 언제나 함께 잘 갈것만 같은 든든한 존재였으면 좋겠다.


그 사람 표현을 빌어 '잔 걱정'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그런 배.




그런 배를 만들 재료는 어디서 구해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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