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 남기지 않을 수 없는 밤

우리의 연애가 공개됐다

by gomgom

연애를 공개했다.

정확히는 facebook에 오빠의 이름과 직업이 아닌,

취재원이었던 사람과의 연애 시작에 대해 고백했다.


아침, 오빠와의 전날밤 술자리로 인해

살짝 멍-한 정신에도 또렷했던 것은


우리, 타의가 아닌 자의로 밝히자.



토요일 홍 작가님의 서울 전시에 함께 참석하기로 했고, 그 소식은 홍 작가님이랑 친한 강릉에 들어갈 것이 보였다. 그리고 바로, 우리 회사로 건너 들어오겠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게 '재확인'을 하러 직원들이 한마디 하기 전에 앞서

밝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밝히기로 했어요. 취재 했던 사람이에요."


큰 반응이었지만, 축하를 받았고 그래서 조금은 안도했다. 엄청 얼어있었기에.



오빠는 언제든 밝혀도 상관없다 했지만 시문화재단의 입주작가인 사람과 만난다는 소식이 관계자들에게, 그리고 내 담당자에게 들리면 어떤 날들이 시작될지 가늠을 할 수 없었기에 매우 망설였다.

하지만 내 맘 한 구석 아련하게 아픈 기억은,

오빠가 아르숲 마당에 차를 끌고 들어오는 순간 마당에서 공방을 참여하던 내가, 도저히 얼굴을 보면 "이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 기자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네요."라는 상투적 거짓된 인사가 나올 수가 없었기에.

같은 공간에서 등을 돌렸다. 그 아픔은, 가슴두근거림은 아직 생각해도 숨이 막히게 쓰리다.



앞으로 내 하루 하루는 더욱 살얼음이 될 것이다.

아르숲의 보도는 더욱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그래도 나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

숨막히게 사랑하는 당신을 어서 보고싶어.

빨리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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