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mgom Jul 24. 2018

생과 사가 엇갈리는 세상 속에서



빈번하게 교차하는 생과 사를 마주하는 한복판.

아이를 품고 있으니,

마음 한 곳이 누군가의 부고에 더욱 아려온다.



어머니라는 존재는,

가기 직전에도 다시 한번 담고 가고 싶은 것일까.


어머니가 되기 전에도,

현재진행형인 중에도,


내가 어머니라는, 엄마라는 사람이 될 자격이 있는가 끊임없이 반문하게 된다.


30주라는 기나긴 시간이 야금야금 지나,

10주라는 기다림을 남겼다.



280일동안 품은 아이는 28년이 넘도록 내 품안의 자식이 될 것이고,

서른즈음 독립을 할 지라도,

나의 평생 빠질 수 없이 가장 먼저 챙기는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 엄마가 내게 그랬듯이,

하염없이 퍼주고도 더 퍼줄 수 있는 것이 없는가 고민하는 존재.



이기적인 마음이 비단 없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닐텐데

그래도 나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생기는 이유는,

단지 내 뼈와 살을 내어내 짓는 존재라서가 아니라,


네가 내 미래를 이어가기 때문일까.

나의 미토콘드리아가 딸아이에게 전해진다는 안심일까.



겁이 나면서도 마음 한곳은 안심이다.

네가 생겨서, 네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맺은 아이라서,

그리고 내 미래에 네가 있어서.



세상은 험하고, 고난이고, 울부짖을 일이 도처에 깔려있지만,

그래도 나는 네가 품 안에서 한바탕 울고나면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는 따뜻한 어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엄마라는 두 음절이,

세상의 처음과 끝에 맺혀질 가치가 있는 단어의,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니,


그런 자격을 주는 네게 고맙다.



영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과 나와 아이가 있는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