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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광 좋은 곳에서 만나는 책

서울공예도서관 공예도서실

by 작은서가

박물관에서는 보통 전시를 관람하러 간다. 박물관에 갔다가 생각지도 않게 멋진 공간을 발견했다. 바로 서울공예박물관 안에 있는 공예도서실이다.


"모든 책은 빛이다. 다만 그 빛의 밝기는 읽는 사람이 발견하는 만큼 밝아질 수 있다. 결국 독자에 따라서 그것은 빛나는 태양일 수도, 암흑일 수도 있다."



도서실 입구에 들어서면 책과 빛에 대한 문구를 만날 수 있다. 빛에 대한 생각을 하며 도서실로 들어가면, 진한 초콜릿색 가구와 회색 바닥으로 다소 어둡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장에 둘러싸여 책을 읽다 보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니 자연스럽게 자연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유리로 벽을 만들고 책장과 의자를 배치하였다.


20평 정도 공간의 공예도서실은 작지만 알찬 도서실이다.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도서실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바로 왼편으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확대기, 휠체어, 컴퓨터 등이 구비되어 있다. 가운데 두 개의 작은 서가 중 하나는 서울공예박물관의 발간물이 모여 있어 박물관의 주요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바로 뒤에는 어린이를 위한 서가가 있어 어린이들도 함께 도서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예' 전문 도서관인 만큼 공예, 미술, 건축이 이 도서실을 구성하는 주요 책이다. 국내 도서뿐 아니라 해외 잡지와 도서까지 함께 볼 수 있어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유용한 공간이 될 것 같다.


이 도서실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질 좋은 가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서가와 의자를 만져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난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평소 도서관 열람실에서 오래 앉아있지 못하던 아이도 조용히 자신의 의자를 찾아 책을 읽고 있었다. 좋은 가구와 책, 은은한 빛이 만나 은은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책과 빛, 가구의 어울림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서울공예박물관에 방문하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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