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1.02 날씨 맑음
일주일간의 어린이집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등원하는 날이야.(야호)
아침에 "이거 봐봐"하는 소리에 바쁘게 등원 준비를 하다가 뒤를 돌아봤지. 그런데 네가 코끼리를 앉혀두고 크레인을 쭉 폈다 접었다 하는 모습에 순간 멈춰 섰단다. 혼자 이런 놀이도 할 줄 알다니, 대견하면서도 '언제 이렇게 컸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뭉클했어.
등원 길 내내 "원몬이 어린이집 가기 싫어."라고 해서 걱정했지만, 의외로 순순히 가줘서 고마웠단다. 덕분에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고만 있던 일을 오늘에서야 할 수 있었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전하고 싶었거든. 그렇게 시청 앞 합동 분향소로 향했단다.
원몬이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이번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단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될 만큼 큰 일이었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맑은 하늘 아래 차디찬 바람이 금세 뺨을 얼리더구나. 모두 추위에 곱아든 손을 호호 불어 녹이며 고인의 명복을 비는 한마디를 적었지.
엄마도 조문 순서를 기다리며 앞에 선 부부를 바라봤단다. 낮고 작은 흐느낌, 들썩이던 어깨, 눈물을 훔치는 손짓에 코끝이 찡해져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울 생각은 없었는데.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구나.
서로를 몰라도 함께 슬퍼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야. 네가 타인의 고통을 상상하고, 위로할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결코 일어날 수 없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