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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민정 Jun 26. 2024

결혼은 원래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가는 거죠.

한 땀 한 땀 꼽은, 나의 소중한 결혼식 플레이리스트(2) 

5. 코리아나 -  손에 손잡고 (축가)

https://youtu.be/dFdIezJz6Vk?si=NhyWKdtiMH_kjFNi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대망의, 내가 결혼식에서 가장 듣고 싶었던 노래다. 

아무리 봐도 이 노래만큼 결혼이라는 의미에 부합하는 노래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원래는 신랑, 신부, 양가 부모님이 앞에 나와서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그런데 결혼식날 신랑, 신부, 부모님이 노래까지 부르면 정말이지 대단히 피곤한 환장 파티가 된다는 친구의 조언 덕분에, 그 조언을 해준 친구가 이 노래를 축가로 불러주게 되었다. 


조금은 당황스러운 선곡을 흔쾌히, 

너무나도 멋지게 소화해 준 친구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6. Doris Day -  Que Sera Sera (양가부모 및 내빈 인사) 

https://youtu.be/xZbKHDPPrrc?si=G5o5z6TsJLyEaEvu


When I was just a little girl, 

내 나이 아주 어릴 때 

I asked my mother, 

어머니에 물었어요. 

What will I be? 

난 커서 뭐가 될까요? 

Will I be pretty? 

내가 예뻐질 수 있을까요? 

Will I be rich? 

부자가 될까요? 


Here's what she said to me.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어요. 

Que sera, sera, 

케세라 세라 (무엇이든 될 거야)

Whatever will be, will be 

무엇이 되든지 간에 

The furture's not ours to see.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 

Que sera, sera, 

케세라 세라 

Whatever will be, will be 

무엇이 되든지 간에


케세라세라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단어/멜로디였는데, 지금껏 의미는 잘 몰랐다. 

한참 즐거운 BGM을 찾다가, 아! 하고 떠오른 이 곡. 어떤 의미인지 찾아보고는 정말이지, 아!! 했다. 결혼을 앞두고 정말 불안감이 컸다. 지금 엄마 아빠 아래에서 내 앞가림도 잘 못하는데, 짝꿍과 둘이 새로운 살림을 꾸려갈 수 있을지 무서웠다. 그런데 '무엇이든 될 거야. 미래는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란다'라는 가사가 든든하게 마음에 남았다. 그 마음을 간직하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싶었다. 





7. ABBA -  I Do, I Do, I Do, I Do, I Do (신랑신부행진) 

https://youtu.be/tW3HN_pvbE4?si=K81YeHWSA2rbHig9


Love me or leave me, make your choice but believe me

나를 사랑하던지 떠나던지 그건 당신의 선택이지만, 나를 믿어봐요. 

I love you

사랑해요.

I do, I do, I do, I do, I do

나는 그래요, 정말, 정말, 정말, 정말요. 

I can't conceal it, don't you see, can't you feel it?

나는 숨길 수 없어요, 보이지 않나요, 느껴지지 않나요? 

Don't you too?

당신도 그렇지 않나요? 

I do, I do, I do, I do, I do

나는 그래요, 정말, 정말, 정말, 정말요. 


Oh, I've been dreaming through my lonely past 

오, 나는 외로웠던 과거를 지나오는 내내 꿈꿔왔어요.

Now I just made it, I found you at last

그리고 지금 드디어 해냈어요, 끝끝내 당신을 찾았어요. 


외국의 결혼식 - 모두 영화에서만 봤다 - 에서 무슨 말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주례의 질문에(아마 평생,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겠습니까? 이런 거겠지?) 신랑 신부가 차례로 조용히 'I do' 하고 읊조리던 장면이 늘 기억에 남았다. 그런 맥락에서 서로 결혼을 약속한 뒤 걸어 나오는 타이밍에 나오는 곡으로는 요게 딱이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이지 흔쾌히, 결혼을 약속하는 사람들의 노래. 





8. The Melody Peaches -  Anyone Else But you (사진 촬영)

https://youtu.be/ceV62E-c86g?si=ij8KajDAIBygnU5x


You're a part time lover and a full time friend

너는 때때로 연인, 쭈욱 친구
The monkey on your back is the latest trend

네 어깨의 원숭이는 최신 트렌드
I don't see what anyone can see  in anyone else but you

난 다른 사람들이 누구에게나 볼 수 있는 걸 못 봐, 너 빼고.

예전에 짤(?)로 봤던 대사였는데, 이 문장이야말로 완벽하게 내가 원하는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했다. A Part-time Lover and a Full-time Friend. 그냥 같이 놀면 제일 편하고 즐거운 사람이랑 결혼을 하고 싶었다. 운 좋게 조금 바보 같고 귀여워서 함께 있으면 자꾸 웃음이 나는 녀석이랑 살게 되었다. 아직은 결혼한 지 햇병아리, 늘 웃음만 나지는 않겠지만. 친구랑도 오래 같이 있으면 싸우듯 우리도 마찬가지지 않을까. 그래도, 그렇게 지긋지긋하게 싸우다가도, 또 같이 놀면 참--내, 하고 웃고 마는. 그런 사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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