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면 어떤 색이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이맘 때, 봄 색깔은 연두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박성우 시인은 ‘아직은 연두‘ 라는 시에서
아직은 초록보다는 연두가 더 좋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전에서 말하는 연둣빛은
(완두콩 빛깔과 같이 연한 초록빛)을 이야기하는데요.
날이 풀려서 그런지 곳곳에 연두빛 생명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 여리디 여린것들이 품고 있는 게 완연한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어떻게 자랄까..기대가 되는데요.
이제 막 단잠에서 깬 것처럼 여리고 순수할 것 같은
그런 연두 같은 마음을 잊고 산지 오래되었다 싶지요.
그런데 봄이면 여리고 순한 새 순이 돋는 것처럼
마음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단단하고 씩씩한 마음 사이사이,
어딘가에는 분명 여리고 순수한 마음도 있을텐데
바쁘다는 핑계로 짐짓 모른 채 하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제 막 새순 돋는 나뭇가지 끝의
그 연두색을 보고 있으면
초록이라 하기엔 너무 이르고,
익었다고 보기엔, 아직 풋내 나는 3월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풋풋한 오이와 아사삭 깨물어 먹는 시큼한 풋사과 향이 날 것 같은
봄의 시간,
이즈음의 봄은, 그런 풋풋함이 있습니다.
풋풋하고 여리다는 것,
그러나 그 안에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어
3월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시간이지 싶어요.
그런 마음으로 3월 설레는 마음도 챙겨볼까요?
시시콜콜, 마냥 즐거워하는 철부지도 괜찮을 것 같고요.
3월의 시간 속에, 아직은 여리고 순한 것들을 찾아봐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