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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지문

by 곰살

라일락이 코끝을 스칠 때,

그 감각의 주인은 누구에게 있을까

꽃일까, 바람인가, 아니면 시간일까,

시간을 품은 기억인가.

향기를 등에 업은 라일락은

이 봄 , 지나간 시간을 부르고,

할머니 집 옷장에서 나던 나프탈렌 냄새를 춤추게 한다.


시간을 품은 기억은 다시 스무살을 데려왔다.


가쁜 인생, 쉬어가라 할머니가 남긴 기억

기억으로 봉인된 냄새 하나가,

이 봄 꽃으로 날아와

나를 일으키고. 지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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