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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은

by 곰살

살아있음은

초가을 황혼 무렵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 같고

밤에 날아다니는 불나방의 번쩍임과 같고,

한겨울에 들소가 내쉬는 숨결 같은 것이며,

풀밭 위를 가로질러 달려가 저녁노을 속에 사라져버리는

작은 그림자 같은 것이다.

네 북미 원주민 추장이 딸에게 한 말이라고 하는데요.

바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지요?

살아있음은 초가을 황혼 무렵~~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 같다

이 말을 오래 곱씹어 봅니다.


우리도 언젠가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한 때 살다가는 초가을 바람소리로 남는 존재다 생각하면

서로가 목숨 걸고 아웅다웅 할 필요 없겠다 싶지요?


조금 넉넉해질 것.

조금 더 여백을 가질 것 ...

가을 바람 소리에 마음이 먼저 도착하는 계절, 가을인가 싶습니다.


아침저녁 공기가 달라진 걸 보니,

정말 아 가을인가 싶지요?

그렇게나 뜨겁던 여름도 한걸음씩 물러나고 있으니

마음도 너무 조급하게 또 아웅다웅 할 필요 없겠다 싶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 모르겠네요.

가을 초입이라 그런지

마음에 생기는 여백도 아직은 덜 쓸쓸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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