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이끄는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이끌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이다. 기업에서의 리더는 과장, 차장, 부장 등 '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권한을 가지고 있고 그 권한을 바탕으로 조직을 이끌어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물론 성과의 범위를 확대시킨다면 모든 종류의 리더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전세계에 소개된 리더십에 관한 이야기는 그 수를 셀 수도 없이 많다. 저자마다 조금씩 해석이 다르지만 분명한 점이 있다. 소통할 줄 알아야 하며 Empowerment(권한이임)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 Empowerment에 대해서도 역시 수 많은 해석이 존재하지만, 한국의 리더들에게 적용해야 할 맥락은 분명하다.
동기부여, 권한이임과 제대로 된 소통능력으로 압축시킬 수 있다.
한국의 리더들에게 있어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세대가 변하면서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 보지만 그렇지 않다. 기업조직의 운영형태가 서구를 통해 들어와 서구의 운영형태를 닮아갈 줄 알았지만 한국의 조직문화 특성 상, 모든 서구문화가 그랬듯이 토착화의 과정에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세가지 능력 모두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배양이 되고 있다.
동기부여는 사전적 의미로 어떤 생활체를 활동하도록 자극하여 의도하는 목표로 향하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조직관리적 차원에서의 의미로서는 그렇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동기부여가 굉장히 필요한 것임은 의심의 여지도 없고 사전적 의미 자체로서는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허나 실생활에서 동기부여는 뜬 구름같은 취급을 받는다. 막상 직장에서의 동기부여는 급여나 복리후생, 고용상의 불안정, 결혼 등 외적요인들로 인해 생기는 편이다. 모든 리더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논하지 않는다.
권한이임은 우리 한국의 리더들이 가장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다. 역량개발이나 리더로서의 소양교육에서나 듣는 Empowerment라는 단어로만 알고 있을 뿐 현실에서는 외국에서나 가능한 그래서 이해가 안가는 영역일 뿐이다. 본인이 권한이임을 받은 순간을 기억하는가. '장'이라는 직책을 얻게 되는 순간이다. 직책을 얻고 나서 본인에게 부여되는 그것들에 대한 두려움과 설레임을 기억할 것이다. 무거우면서도 달콤할 것 같은 그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직을 수행하기 시작했을 때 부딪힌 한계들을 기억할 것이다. 답답한 순간이 많았을 것이다. 허나 본인이 권한을 이임해야 하는 순간에는 저항을 하기 시작한다. 지위상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성과이다. 개인의 성과가 모여야 조직의 성과가 나온다. 그런데 '장'의 위치에 있는 본인이 본인의 성과를 고민한다. 이 순간부터 한국의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 순간부터 한국의 리더는 올바른 리더로서의 길을 잃고 아래로부터 진정성이 사라진 소위 '꼰대'로서의 취급을 받기 시작한다. 이를 알아채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이는 빨리 알아챈 사람들에 한한다. 보통은 그 함정에 빠져 그대로 굳어간다.
그리고는 소통의 벽까지 만들어 버리게 된다. 하지만 본인은 이 벽을 반대로 생각하게 된다. 아래로부터 올라온 이유모를 저항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골이 깊어갈수록 조직의 소통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고 착각과 착각이 겹쳐 썩어가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이 되면 사실 소통 자체도 의미가 없다. 애초에 이 벽을 가상으로 세워놓고 소통을 시도하려 하니 소통이 될 리가 없다. 책에서 나온 무엇인가를 따라하는 요식행위이자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행위가 되고 만다. 소통이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얼굴을 마주보고 커피를 마신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얼굴을 마주한다고 마음을 열어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진심이 필요하고 공부도 필요하다. 가상의 벽을 없애야 하는데 그 없애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한국의 리더들과 예비리더들의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영어식 언어사고가 없어도 배운 문법과 형식대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학습능력이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세련된 리더가 되기 위한 매우 상식적이고 간단한 사실들을 공부해야 한다.
인사기록카드상에 기록되어있는 후배들의 신상. 1차적으론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정말 궁금하니까 어쩔 수 없이 보게 된다. 하지만 여태 조직에서 겪었던 일들을 기억해보자. 그런 기록상의 사실들로 인해 본인이 손해를 봤던 기억은 없는지. 학벌과 지연, 사연이 차지했던 본인의 과거 평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 어차피 본인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채용전형을 통해 우리 조직에 있어도 될만한 후배들을 채용했다. 인사기록카드상의 사실들이 얼마나 그 후배를 알게끔 해주는지 생각해보자. 아무런 소용도 없다. 기껏해야 자격증이나 특기, 취미같은 것들 외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후배의 집이 어디인지 알아서 뭐하는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알아서 뭐하는가. 자기소개서야 어차피 자소설이라 불리우는 것들로 가득찼을 뿐 진실은 모호하다. 집이 어디인지 알 필요없다. 그저 그 후배를 파악해야 한다. 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뭘 잘하고 뭘 제일 하기 싫어하는지, 어떻게 말해줄 때 어떤 보상을 줄 때 정말 잘하고 못하는지. 이런 것들을 알고 나면 무엇을 시켜야 할지,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지가 나온다. 그런 점들을 알아줄 때 자동적으로 동기부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조직의 성과로 이을 수 있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가? 그렇다면 그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해결해줄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저 이상하다고 인사팀에 가서 물어 달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조금만 이상하면 퇴사를 고민해야 하는 것인가. 본인은 그렇게 정상적인 사람인지도 반성해야 한다.
이런저런 행위들은 후배들에게 보여지기 시작한다. 그 행위들이 그래도 바람직할 때 당신은 세련된 리더로서 인식되어진다.
'아, 저 상사는 그래도 나를 가족처럼 생각하는구나. 함께 성장할 의지를 가지고 있구나.'
진정성없는 다정다감과 아는 척은 독이다. 오히려 당신을 인재경영에 대한 완전한 문외한으로 보기 시작한다. 조직에서의 흥미를 잃는다. 충성하는척 당신에게 의미없는 웃는 얼굴만 보여주게 된다. 이제 한국형 리더로서의 지금까지의 동굴에서의 생활은 접자. 후배를 대상이 아닌 사람으로서, 가족으로서 느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이 고민했던 조직의 성과도 나오고 세련된 리더로서 후배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