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하교길
학교 앞에 솜사탕 아저씨가 온 날
아이들 손에는 구름 조각들이 두둥실 떠오른다
병아리를 파는 아주머니가 온 날
봉지에 병아리를 모이와 함께 담는 모습이 기이하다
학습지 신청을 받으러 직원이 온 날
자전거며 오락기며 사은품에 다들 눈이 반짝인다
솜사탕 크기가 왜 쟤랑 다르냐며 따지면
넌 엄마 말을 잘 안 들어서 그렇다 산타처럼 말했고
병아리가 왜 이렇게 시름시름 거리냐 따지면
너한테 심술이 나서 그런 거라 할매처럼 말했고
학습지 신청은 허락을 받지 못했다
솜사탕 기계 옆에 서면
달달한 향이 났고 바람에 날려 솜사탕 가닥이
얼굴에 들러붙어 그걸 맛보는 재미가 있다
병아리 아줌마가 장사를 접을 때까지
주변을 서성거리면 시름시름 앓던 그 병아리를
내게 키우라고 공짜로 준 날이 있다
구몬학습과 빨간펜을 서너 달 해본 적이 있다
솜사탕 아저씨는
컵떡볶이와 피카츄 돈가스의 유행에 밀려
더 이상 우리 학교를 오지 않았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건
5학년 여름방학이 되기 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