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자랑

기억하고 싶은 아기적 모습

by 공담소

첫째 22년 6월생 남아 (40주 출산), 건우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이 많았다. 가르마를 탈 수 있을 정도로 까만 머리로 뒤덮여 있었다. 태어나서도 머리는 쭉쭉 자라났다. 처음 머리를 밀 때, 그 양이 꽤 돼서 이 배냇머리로 붓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했다. 빳빳하지만 곱슬인 머리카락은 여전히 쭉쭉 잘 자라나고 있다.


둘째 25년 1월생 여아 (36주 출산), 예희도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M자 라인으로만 머리가 자라났다. 얇고 연한 머리칼은 한 번 밀어줘도 굵어지지 않았다. 지금도 바람이 불면 하늘하늘 흔들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두피가 반짝인다. 심지어 순둥이들에게서만 나타난다는 뒤통수 땜빵(?)도 있다. 민둥산 같은 그곳에는 머리가 자라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지금은 옅은 뿌리가 보인다.


평균적인 키와 몸무게로 태어났다. 그런데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붙지 않았다. 활동적인 것도 있지만 타고난 체질도 한 몫하는 듯하다. 어쩌면 태아일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만삭에 들어서서부터는 아무리 먹어도 아기가 살이 찌지 않아 걱정했었다.


2.6kg 조산아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만 작았다. 언제 크나 했던 이 아이는 한 달 만에 친구들을 따라잡더니 이제는 선두에 서서 그들을 리드하고 있다. 모든 앞서가려는 그녀는 세상에 일찍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자 아이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도 많이 들으니 사람들이 아기 성별을 모를 때, 일단 여아로 묻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하얀 얼굴에 새빨간 입술, 갸름한 턱선이 그럴 법도 했다. 항상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표정도, 꺄르르 잘 웃는 여자아이로 연상이 되었나 보다. 낯을 많이 가리는 것도, 수줍음이 많아 보이는 것도 그렇게 보였나 보다.


'얘도 아들이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덕분에 사람들이 아기를 보고 무조건 '여자아이냐'라고 묻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새하얀 얼굴은 오빠와 같지만 시크한 면이 있다. 유모차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며, 안전벨트 끈을 잘근잘근 씹는 카리스마 덕분일까? 낯을 가리지도 않고, 눈을 맞추면 방긋 화답하며 빤히 쳐다보는 배포가 남자아이로 보였나 보다.


배앓이, 이앓이, 잠투정, 등센서 모두 환영이다. 아기가 매일 반나절을 우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틈만 나면 '원더윅스'를 검색했다. 아기가 우는 이유를 그렇게라도 알고 싶었다. 감각이 민감한 친구긴 했다. 덕분에 감정적 교류도 깊었다. 태어나서부터 호명 반응 비슷하게 반응하더니 눈을 맞추면 나에게만 집중하고 시선을 떼는 일이 없었다. 내 말에 대답하듯이 옹알이하는 것도 일찍이 시작했다.


이상하리만큼 잘 울지 않는다. 배가 고플 법도 한데 보채질 않는다. 잠도 스르륵 잘 잔다. 물론 조금 예민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약간의 보챔과 잠투정이 있을 때면 꼭 며칠 뒤 이가 나있다. 그녀는 규칙적인 생활 속에 안정감을 누리는 듯하다. 남들이 '순하다' 평해도 억울하지 않게 정말 순한 녀석이다. 고요한 편이다. 무언가 검색하지 않아도,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 예상 범위 안에 있는 행동들이 안정을 준다.


둘의 공통점도 많다. 남매 아니랄까 봐 많이 닮았다. 그리고 잘 웃는다. 꺄르르 웃는 것은 물론이고, 인생 2회 차인 것 같은 온화하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보인다. 그들의 표정에 깊은 위로를 받을 때도 있다. 이미 사랑을 줄 줄 아는 아이들인 것 같다.


활동적이다.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던 오빠의 첫 해를 동생이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여자아이라 차분할 것 같다는 건 선입관이었다. 활발함은 남녀 상관없이 개인 성향이었다. 몸이 따라주든 아니든 기고, 서고, 걸으려고 한다.


내 사랑 아이들은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비슷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 4살, 1살인 아이들이 서로 돕고 사랑하고 의지하며 자라기를 바란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