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공감라이팅 영화정산
언제나 그랬듯 한 달 늦게 올리는 영화 정산. 하지만 올해는 이번 달이 마지막인 터라 12월은 어떻게 한담?
영화 정산이라고는 하지만 달이 지날수록 보는 영화가 줄어들고, 드라마도 종종 보니 영화 정산인 듯 영화 정산 아닌 시리즈 글이 되고 있다. 이제는 내가 본 것들의 기록을 꾸준히 한다는 것에 더 의미를 가진다. 서재를 차곡차곡 쌓아 본다.
항상 시간이 좀 흐른 뒤 기록하게 되다 보니, 예전만큼 생생하게 적지 못하는 기분도 들었다. 그러다 보니 기록하는 즐거움이 의무감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지 하는 마음인가...?'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데 말이다. 나에게 글이란 무엇일까.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 이러한 고민이 들 때도 있지만 최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글을 쓰자는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 중이다! 힘이 들어간 글을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서치> 감독의 귀환, 이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보기에 충분했다. 사실 최근에는 영화관을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했고, <런>은 스릴러 그 이상인 공포 영화의 느낌이 들어서 보는 게 망설여졌었다. 그러다 내가 시험 때문에 지방을 내려갈 일이 생기게 되었고, 시험 끝나고 버스 시간을 기다리다 즉흥적으로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잘 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 보니 공포 영화는 아니었기에 휴..~
데뷔작이 그야말로 대박이었던 아니쉬 차칸티는 그가 보여준 전 작 <서치>의 작품성은 우연이 아님을 <런>을 통해 증명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덕분에 거대한 스케일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오히려 한정된 공간 덕분에 감독의 창의성이 더욱 두드러지는 면이 있었다. 또한 <런>에서 서치를 오마주 하는 듯한 장면과 함께 서치에서 나왔던 인물이 다시 등장하기도 하니 기대하시라!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라는 초코파이식(?) 연출. 이러한 연출은 주인공이 진실을 마주하기 직전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여기에 음악도 한몫. (토마토마토...) 관객에게 '정해진 상상력'을 선사하는 연출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이어나가는 데 잘 어울렸다. 색다른 연출을 통해 뻔한 메시지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서치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요즘 넷플릭스 오리지널은 열일하고 있는 중. 오호 대박... 하는 와중에 눈에 띄던 작품 하나 <퀸스 갬빗>. 체스 두는 걸 좋아했고 평도 좋았기에 정주행을 시작했다.
체스 드라마이지만 체스를 자세히 다루거나 경기 자체를 자세히 보여주진 않는다. 그래서 아쉬운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체스를 몰라도 부담 없이 볼 수 있기에 좋을 수도 있겠다. 오히려 주인공이 자신의 천재적인 능력으로 인해 가지게 되는 슬럼프나 시련의 과정들을 이겨내는 모습들이 돋보이는 드라마이다.
'체스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말을 주인공에게 건네는 인물들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보는 우리도 체스가 '퀸스 갬빗'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퀸스 갬빗?
체스 오프닝(체스를 시작할 때 처음 두는 수) 중 하나이다. "퀸스 갬빗"은 백이 폰 하나를 일부러 희생하게 만듦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가져오게 하기 위한 오프닝을 말한다. 여담으로, 퀸스 갬빗 7부작의 각 제목들은 체스 용어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실제로 드라마를 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용어를 들을 수 있을 터.
Opening(오프닝) Exchanges(계산) Doubled Pawns(오류) Middle Game(미들 게임) Fork(혼자) Adjournment(어드전, 포기) End Game(엔드게임) - "한국어로 번역된 제목에서는 이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열일하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저작권의 힘은 엄청나다...☆ OTT 서비스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저작권 문제. 이러한 점에서 보았을 때 디즈니는 OTT 서비스에 최적화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디즈니+도 내년에 한국에 런칭된다는 소식이 있는데 어서 빨리 나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