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사회초년생 시절.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회사원의 일상에서 든 생각이 아닌 일상을 벗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즐길 때 말이다. 내가 좋아했던 영화 콘서트들이 더 이상 재미있지도 않고, 공연을 보러 가는 여정이 덧없이 느껴지고는 했다. 함께하지 않고 혼자서도 문화생활을 잘 즐겼건만, 이제는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 하는 안타까운 생각들. 왜 그랬을까?
시간이 흐르면서 좋아하는 것들에 무감각 해진 건 아닌가, 현생에 치여 모든 게 귀찮아졌나 싶었지만 이 슬픔의 답은 사랑의 부재에 있다고 느꼈다. 내가 취미를 '사랑'한다면 사랑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즐겼을 텐데. 나는 나도 모르게 사랑을 했고, 나도 모르게 사랑을 잃었다. 현생의 삶이 나의 사랑을 나도 모르게 가져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랑이 뭔데',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좋아하는 것에 쏟는 시간인 동시에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며 과거의 어떤 순간이기도 하다. 이처럼 사랑은 상황에 따라 일방적이면서도,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이다.
그중에서도 '사랑' 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바로, 연인과의 사랑이다. 하지만 좀만 더 나아가면 연인이란 주어는 부모님, 일, 취미 등의 다양한 형태를 띨 수 있다. 어떠한 형태의 사랑이든 간에, 우리는 삶에서 사랑할 수 있는 존재 하나쯤은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에.
나이가 들수록, 이유 없이 사랑하던 것들이 멀어지고 사랑에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행동의 이유가 되는 법인데,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상황에 무기력한 일상을 반복한다. 우리가 끊임없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좋아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흘러가는 일상에 수동적인 삶을 살며, 에너지를 뺏기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