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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비난과 이해

어머니가 미치는 평생의 영향력

어머니에 대한 비난보다는 이해를


스테판 B. 폴터(Stephan B. Poulter)의 저서, [어머니는 누구인가]에 의하면 어머니는 자녀에게 일평생 영향을 미친다.

지금 내가 이런 판단, 저런 행동, 이 정도의 능력, 저 정도의 인간관계 등을 나타낼 수 있는 삶의 뿌리에는 항상 어머니가 있다.

달리 말하면, 내가 어머니에게서 영향을 받은 만큼 내가 현실을 살아가는 것이다.

폴터에 의하면, 내가 나의 인생과 삶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머니로 인한 요인(mother factor)을 수정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녀는 어머니를 탓하거나 책임을 돌리는 것보다는 어머니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어머니와 자신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어머니로 인해 부정적인 면에서 영향을 받았다면 부정적 영향력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머니의 영향력을 이해해 가는 과정에서 어머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와 현실적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동안 어머니에게 하고 싶었으나 감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할지라도 자녀는 그 모든 책임을 어머니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

궁극적인 책임은 나 자신이 지는 것이다.


만일 과거에 발생했던 어머니와의 관계가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분노로 책임을 어머니에게 미루는 결과가 된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발달을 가져오기 힘들다.


사람은 부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 부정적인 시각이 아무리 사실이고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자신의 삶은 부정의 수렁텅이로 빠져들게 된다.


인격의 성숙과 관계 발달은 자신에게 일상적인 삶으로 보이는 것에서 어머니적 요소를 발견할 때 일어난다.

왜냐하면 누구나 어머니가 남겨준 정서적 유산을 가지고 자신의 현재의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고유한 것과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것을 구별해 냄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삶을 구별해 내고 나만의 개성으로 발달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


폴터에 의하면, "대부분의 성인들은 어머니가 자신의 성격이나 선택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지속적인 가치관과 타인을 다루는 방식은 과거에 형성된 어머니와의 관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렇게 보면, 어머니는 내 삶 속에 들어와 살고 있으며, 나의 성격은 내가 어머니를 드러내는 방식이 된다.

폴터는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미친 영향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말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불안이 사라졌어요


나의 한 내담자는 늘 불안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그 불안이 싹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는 그 불안이 외할머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할머니를 떠나보내면서 확실하게 느꼈단다.

할머니의 불안은 어머니의 불안으로 전이되었을 것이고, 어머니는 자신의 불안을 이 아들에게 물려줬을 것이다.


이 아들은 어머니의 불안을 강박증으로 방어하였다.

그의 강력한 강박증은 마치 중세 기사의 철갑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외부에서 올 수 있는 영향력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그 아들은 강박을 사용했다.

생각에 생각, 그 생각 위에 또 다른 생각...

온통 생각에 대한 생각,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 등으로 불안이 들어올 틈이 없게 만들었다.


이 아들은 모든 신체적 감각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35도가 넘는 한 여름에 겨울에 쓰는 빵모자를 쓰고 상담실을 들어 온 적이 있다.

불안에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강박증을 작동시켜 신체적 무감각으로 일관하게 되었다.


자신의 모든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각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강박증상으로 막았다.

그리하여 책 한 줄을 읽지 못하게 되었다.

한 문장을 읽기 위해 첫 단어를 읽으면 거기서 멈추고 다음 단어를 읽지 못하게 된다.

단어를 계속 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문장을 읽고 나서도 그 뜻을 알지 못하게 되었다.

수많은 강박적 사고로 생각이 흘러가는 것을 막아버린 것이다.


강박적 사고는 안에서 밀고 올라오는 불안을 막기 위함이었다.

상담에 성실하게 임하는 태도 덕분에 그의 강박적 사고를 치유할 수 있게 되었다.

강박적 사고를 해결하고 나니 그다음에는 불안이 문제였다.

다행히도 불안의 뿌리에 해당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는 불안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다.


아마도 할머니의 불안은 어머니에게로 대물림하였을 것이다.

이 아들은 2대에 걸쳐 내려오는 불안을 그대로 안고 살아온 것이었다.

할머니의 모성의 영향을 자신의 딸에게 물려줬지만, 그 딸은 이 아들에게 그대로 물려줬다.

그것은 결코 유전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딸을 양육하면서 안아 주는 품 안에서 그리고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통해서 딸에게 물려줬을 것이다.

이 딸은 아들이 자신의 품 안에 있을 때, 아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불안을 그대로 딥-러닝 하였을 것이다.


투사적 동일시


어머니의 품 안에 있을 때 아들이 어머니의 삶을 딥-러닝 한 결과 아들이 어머니의 불안을 감당해 냈다.

폴터의 견해를 따르면, 어머니의 불안은 태중에 있는 아이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준다고 한다.

이것은 투사적 동일시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어머니가 불안으로 가득 차 있으면 자녀 양육도, 한 남편의 아내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들을 키우고 양육하며, 아버지의 아내로서 큰 역할을 감당하느라 불안할 여유가 없었다.

어머니의 불안의 많은 부분을 유아기의 아들에게 넘기고, 아들은 어머니의 불안을 감당해 내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신의 불안을 투사하였고, 아들은 그것을 받아 어머니의 불안과 동일시하였다.

사춘기가 된 아들은 어머니가 물려준 불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강박을 일으켜 불안과 강박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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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터는 "누구에게나 어머니는 흔적을 남긴다. 그 정서적 유산을 어머니가 나를 잉태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라고 밝힌다.

그는 어머니 요인(mother factor)은 자녀의 행동양식, 태도, 관계 맺는 스타일, 감정상태, 의사소통 패턴에 모두 숨어있음을 강조한다.

유아기 또는 아동기에 일어났던 잔물결과 파동들은 자녀가 성장한 후의 인간관계에도 작동한다.


자녀는 이러한 어머니 요인들을 자신의 삶 속에서 분별해 냄으로써 삶의 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숙과 인격 발달까지 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투사적 동일시 과정을 깨달을 수 있다면 자녀는 삶을 영위해 가면서 새로운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은 집단적 사고를 개별적 사고로 바꾸게 된다.

또한 리비도를 하나의 덩어리로 살아가는 삶의 패턴은 계속해서 분화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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