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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1) : 서문

저자의 근대적 주체중심적 사고

저자, 메리 셸리의 근대적 사고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Mary Shelley)는 1797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찰스 다윈이 그녀보다 12년 후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 될만하다.

그녀는 낭만주의 시인인 바이런 경(Sir, George Gordon Byron)이 남편인 Shelley와 밤새 다양한 철학적 대화하는 장면을 서문에 기록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다윈의 사고 실험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실에서 두 사람의 철학적 대화, 과학적 대화가 이어지면서 밤이 깊어가는 동안, 메리는 혼자 침상에 누워 고삐 풀린 상상력으로 괴담과 같은 영상들을 생생하게 머릿속에 전개해 간다.


그녀의 괴담 이야기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 것에 대해 메리가 언급하는 장면은 바로 어린 시절에 스코틀랜드에서 살았던 시골집이었다.


"우리 집은 던디 근처 테이 강 북쪽 유역에 있는 황량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활양하고 쓸쓸한 곳이긴 하지만 어릴 적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곳은 자유의 둥지로 눈치 보지 않고 내 상상 속의 인물들과 마음껏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곳이었다. "


이 장면은 데카르트의 [성찰]에서 제1성찰에 나오는 모습과 유사하다.

[성찰}에서 자아는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서 오는 모든 근심에서 벗어나, 은은한 적막(otius) 속에 들어가, 지금까지의 옳다 여겼던 모든 지식을 전복하려고 하는 것. 이것이 데카르트의 자아의 자세이다.


근대철학의 기원이 되는 데카르트의 사유와 메리의 사유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절대적 주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두 사람 다 외로움과 적막, 그리고 외부 세계로부터의 차단이라는 환경에서 깊은 사유와 창조적 성과를 이루어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면세계로의 깊은 탐구와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사상이나 창작물이 탄생하는 배경이 된다.


메리 셸리의 경우, 이런 시절 쓸쓸하고 외로운 시골집에서의 생활은 그녀로 하여금 상상의 세계로 도피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조하게 하는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이러한 환경은 그녀에게 내적인 자유를 부여하며, 상상력을 발휘하여 "프랑켄슈타인"과 같은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셸리는 인간 본성의 깊은 부분과 도덕적, 윤리적 질문을 탐구할 수 있었다.


반면, 데카르트는 깊은 적막 속에서의 성찰을 통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근대 철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데카르트의 이러한 사유는 외부 세계로부터의 고립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결과로, 그는 이를 통해 존재와 인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했다.

데카르트의 사유는 인간의 인식과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고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 두 사례에서 외로움과 적막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유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외부 세계의 방해를 받지 않았다.


이러한 고립은 때로는 창조적 영감과 철학적 통찰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두 사람은 각각 문학과 철학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절대적 주체주의를 만들어 내었다.

절대적 주체주의는 객체를 지배가능하고 주체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가능한 객체를 언급한다.


객체를 마음대로 변형하는 주체중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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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 자연은 조물주가 만든 것이고, 조물주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으로 여겨져 일종의 신성한 곳이었다.

데카르트의 주체중심주의에 의하면, 자연은 한갓 객체에 불과했다.

근대적 주체와 객체 사이에는 동등성이나 상호성은 없었다.

객체란 주체에 의해 가치가 부여되는 것에 불과했다.

여기서 자연개발 논리가 나온다.

자연은 사람의 손에 의해 조작됨으로써 비로소 가치가 부여되는 것으로 여겼다.

자연개발논리는 산업화를 가져왔고, 산업화의 진전은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변형하는 능력을 극대화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박사 이야기는 그러한 근대적 사고, 즉 절대적 주체주의의 일환이다.

셸리는 [프랑켄슈타인]에서 조물주의 뜻을 거슬러 주체가 절대권력의 자리에서 생명체를 창조하며 또 이를 파괴하고자 하는 딜레마를 겪으면서 책임과 윤리에 대한 중요한 질문들을 던진다.

그것은 데카르트의 재연이기도 하다.

나의 존재는 조물주가 창조한 것인데, 조물주 없이도 '내가 생각해 보니까 내가 있더라'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자기 창조를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메리 셸리는 데카르트의 근대적 사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인간의 자만과 도덕적 무관심을 드러낸다.

그의 창조물인 괴물은 고독과 배척 속에서 인간과의 관계를 갈망하며 자신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이러한 괴물의 내적 갈등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셸리는 인간이 직면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문학을 통해 탐색하고자 했으며, 이는 당시의 철학적, 과학적 사상과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셸리의 서문은 이와 같은 복잡한 인간 내면의 문제들을 어떻게 소설로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그녀의 고민과 진지한 태도를 반영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이렇게 단순한 공포 이야기를 넘어서 인간의 복잡한 내면세계와 정체성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를 제공하는 고전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위의 문학적 평론의 입장 외에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인간의 더 깊은 심연을 파헤쳐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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