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이른 남자, 스스로의 부패를 풀어야 할 과제를 안고
내면의 자아와 사회적 가면 사이의 거리를 좁혀야만 한다.
부부의 관계 속에서야 비로소 남편의 부패가 드러나는데,
결혼하지 않았다면, 남편의 미숙한 감정은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남편은 아내와의 관계에서만 성숙해져야만 한다.
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남편은 성장하고,
성장한 남편은 죽음을 맞이할 시간이 된다고.
그래서 나온 말이 있지,
"남자는 철들면 죽는다."
집에서 사회적 가면을 쓸 수 없는 남편은,
아내와 자식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무방비 상태가 된다.
이 간극에는 남편 내부에 항상 존재해 온 비리투성이다.
아내와 함께 성장하면서 내면과 가면 사이의 비리를 지울 수 있다.
남자의 비리는 내면의 자아와 사회적 자아의 차이에서 생긴다.
사회생활 속에서 내면의 자아를 숨겨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 영역, 즉 결혼에서는 아내를 상처 입히는 흔적으로 남는다.
중년이 되면 부부 관계는 많은 변화를 겪는다.
사회적 방어 메커니즘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부부는 원하는 말을 할 수 없다는 억압을 받아서는 안 된다.
밖에서는 친절하고 예의 바른 남편이 집에 오면 헝클어진다.
밖에서 가면을 지키려고 고상한 척했다면, 집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남편은 밖에서 억눌렀던 감정의 긴장을 풀고,
필터링 없이 내면의 미숙한 감정을 드러낸다.
아내는 남편의 미숙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과 함께,
결혼 동안 받았던 상처들을 하나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감정 영역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우월하다.
그 이유는 아내가 지닌 여성성이 '지금-여기의 감정'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아내의 감정 수준과 남편의 감정 수준 사이에 큰 차이가 있어,
중년의 부부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남편은 외부에서 드러낼 수 없는 감정을 아내에게 순수한 상태로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대신, 남편은 그의 어린애 같은 무책임함을 자신감으로 바꿔 아내와 자식을 억압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편은 자신이 고립된 것을 발견한다.
자녀들은 이미 어머니 편이고, 아버지의 입장을 이해하거나 대변할 자녀는 더 이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