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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분석 : 강박의 그물에 숨겨진 사랑의 욕망

꿈 내용


애인 같은 남자와 지독한 연애를 하고 있었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독서실에 나란히 앉아 책을 본다. 섹시한 남자(애인 같은 남자)가 여자가 보는 소설 페이지를 옆에서 본다. 그 내용은 둘 사이의 연애에 관한 내용이다. 장면전환.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 냄새를 맡는 섹시한 남자를 사랑하는 또 다른 여인이 있다.



지독한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 꿈이 들려준 남편의 마음


꿈을 꾸었다.

애인 같은 남자와 지독한 연애를 하는 꿈.

깊고 진한 감정이 오가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험하지만 멈출 수 없는 사랑.

눈을 떴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말없이 흔들렸다.


그 꿈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었다.

꿈 주인 안에 숨겨진 진짜 욕망, 지금 자신이 살아가는 관계의 거울이었다.


사랑이 넘치는데, 표현할 수가 없어요.


꿈주인은 말했다.


속에서는 사랑이 넘치는데… 지독한 사랑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걸 지금 못 하고 있어요.”


남편은 강박증 환자로 너무 목석같은 남자였다.

꿈을 보면,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엿보고 있다.

남편은 아내와 깊은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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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남편의 마음을 엿보도록 자신의 남성성의 모양을 빌어서 그런 이미지를 올려다 줬다.

꿈속의 그 남자, ‘애인 같은’ 그 사람은 바로 꿈주인의 남편이었다.

남편은 강박증이어서 사랑도, 감정교류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꿈분석가는 반대로 이야기했다.


"남편은 아내와 지독한 사랑을 하고 싶지만, 강박이라는 그물망을 쳐놓은 것이 있어서 그 그물망 밑에 자신의 욕망을 숨겨 놓았다."

그는 소설 속 우리의 연애 장면을 옆에서 엿보았다.

멀찍이 있지만 분명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다.

아내가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하지만 현실의 그는 너무도 차갑다.

무뚝뚝하고 반응 없고, 마치 모든 감정을 잃은 사람처럼.


그러나 꿈분석가는 그녀에게 말했다.


그는 사랑을 엿보고 있어요. 정말로요.


굴뚝 연기 냄새 – 감춰진 욕망의 흔적


꿈속에서 꿈주인은 굴뚝의 연기 냄새를 맡았다.

그 냄새는 어쩐지 익숙하고, 애틋하고, 아련했다.

꿈분석가는 말했다.


“그건 그 사람의 감정의 흔적이에요. 은밀한 욕망, 감춰진 정염이죠.”


굴뚝은 그의 ‘남권’을, 연기 냄새는 아내를 향한 감정의 잔향을 상징한다.


그렇다.

내 남편은 나를 사랑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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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은 욕망을 숨기는 그물


그는 왜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할까?

왜 내 앞에서는 그렇게도 냉정하고 단단할까?


그 해답은 ‘강박’이라는 단어에서 시작된다.


꿈분석가는 말한다.


강박은 촘촘히 짜인 그물과도 같아요. 어떤 것도 빠져나갈 수가 없죠."

쑥스런 욕망이 들키지 않기 위해 촘촘히 짜놓은 그물.

속에서는 아내를 사랑하고자 하는 욕망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거죠.

그게 바로 그의 강박이죠.


목석같은 남편의 무반응은 결코 무관심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너무 사랑해서, 너무 기대해서, 너무 상처받기 싫어서.

그래서 차갑게 굳은 것이다.


그 방어는 어쩌면 유아기 때 어머니와의 애착 결핍에서 시작된 것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주변인들(누나, 어머니, 이모)의 자살이 그에게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들었다.

혹은 어린 시절의 부끄러움이나 성적 좌절이 몸에 새겨졌을지도 모른다.

그는 사랑을 원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한다.

그래서 사랑이 밀려들 때마다 문을 닫는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을 잃을 지로 모른다고 하는 두려움이 감정과 욕망을 가로막게 했다.


꿈이 말하는 것: 포기하지 마라


“그는 끝난 사람이에요. 포기해야겠죠?”


꿈주인이 지쳐 말했을 때, 꿈분석가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지 말라고, 남편과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이 꿈은 말하고 있어요.

그 사람 안에 아직 사랑이 있다고.”


꿈주인은 마음 깊이 울컥했다.

그 꿈은 남편 사랑을 위한 마지막 신호였는지도 모른다.


여성성으로 뚫어내는 사랑의 방어막


꿈분석가는 꿈주인에게 말했다.


“그 사람의 강박을 뚫는 건 강한 남성성이 아니에요.

연약한 여성성이에요.

당신의 부드러움, 연약함, 다정함이 그 사람을 녹일 수 있어요.”


여성성만이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성성만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꿈주인은 처음으로, 자신이 가진 힘이 다정함이라는 걸 믿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꿈주인은 다음과 같은 시도를 하기로 했다.

남편이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자기 방으로 훽 들어가지 말고, 반드시 아내 방에 들어가서 30분 내지 1시간 머물다고 가도록.

아내는 밤에 그가 있는 방으로 가 “잠깐만 같이 있자”라고 말해보기로.

아내는 남편에게 "다리 좀 주물러 달라"라고 부탁하기로...


최근에 그물 같은 강박증으로 촘촘하게 메워진 그의 마음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강박이라는 껍데기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 아내가 쓴 시집을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 주면서 아내 자랑을 했다는 것...


결국,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관계는 기다림이다.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그의 무표정 뒤에 감춰진 사랑을 믿어주는 용기,

말은 없지만 변화하고자 하는 그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섬세함.

그것이 사랑을 다시 살게 한다.


내 꿈은 말하고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그 사람 안에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대답했다.

“나는, 아직 그를 사랑하고 있다.”


[에필로그]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어쩌면 말없이 지친 관계 속에,

미세한 사랑의 숨결이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미세한 연기를 따라가면,

당신의 굴뚝에서도 따뜻한 불꽃이 다시 피어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정함이,

지독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게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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