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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CelebritySpouse Swap에 숨겨진 서사

꿈 내용


나(유럽 백인)는 한국인 여친과 함께 영국의 코미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Celebrity Spouse Swap>에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커플들이 서로의 배우자와 집을 바꾸어 살아보는 형식이었다. 우리가 바꿔 지내게 된 상대는 영국의 전 총리 리시 수낙과 그의 아내였다. 그녀는 인도 최고의 부호 중 한 사람의 딸이기도 했다.

나는 그들의 집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가 나를 깨우며 말했다.

“아버지가 지금 집으로 오고 있어요. 당신을 만나러요.”

나는 갑작스레 긴장했다. 그가 나를 판단하고, 나쁜 인상을 받을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정중하게 자신을 소개했고, 우리는 거실에 마주 앉았다. 그녀는 부엌에서 차를 끓이고 있었다.

그는 잘 차려입었고, 나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심한 질문들을 던졌다.

나는 점점 편안해졌지만, 동시에 그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훈련을 받은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의 겉모습 너머에서 여전히 내면적으로 나를 판단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정말로 여기에 온 이유는, 혹시라도 자기 아내가 나를 더 좋아하게 될까 봐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왜 나는 대단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을까?


한 유럽 남성이 꾼 꿈, 그리고 그 꿈에 숨겨진 깊은 무의식의 이야기.

영국 총리 리시 수낙과 그 아내, 그리고 보이지 않는 두 개의 ‘아버지’…

이 꿈은 단순한 리얼리티 쇼의 패러디가 아니다.

그 속에는 계급에 대한 분노, 권력에 대한 열망, 그리고 자기 존재의 매력에 대한 무의식적 확인 욕구가 겹겹이 자리 잡고 있다.

진짜 나를 빼앗길까 봐 두려워하는 ‘빅맨’들의 시선 속에서, 그는 자신의 셀프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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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의 그림자와 나의 매력


위의 꿈은 한 백인 유럽인 남성의 꿈이다. 꿈속에서 그는 한국인 여친과 함께 영국의 코미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Celebrity Spouse Swap>에 출연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커플이 서로의 배우자 및 집을 바꾸어 살아보는 형식이다. 그가 함께 바꾸어 살아보게 된 대상은 바로 영국의 전 총리 리시 수낙( 총리 재임 기간: 2022년 10월 25일 – 2024년 7월 5일)과 그의 아내이다. 인도 최고 부호 중 한 사람의 딸이기도 한 그녀와 함께 살게 된 그는, 그들의 집 소파에서 쉬고 있다가 그녀의 경고를 듣는다. “아버지가 집에 오고 있어요. 당신을 만나러요.” 그리고 곧 그녀의 아버지가 도착한다. 잘 차려입은 이 남성은 점잖고 세심하게 자신을 소개하며 내담자에게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 겉으로는 정중했지만, 꿈을 꾼 남성은 그가 사실은 자신을 판단하고 있으며, 그의 아내가 자신에게 마음이 쏠릴까 봐 경계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이 꿈은 단순한 코미디성 상황극이 아니다. 오히려 이는 한 인간이 가진 무의식 속 역동과 억압된 욕망, 부모와의 미해결 된 감정, 계급적 상처, 그리고 자기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 투사된 상징적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이 에세이에서는 그 꿈의 상징들과 역동을 정신분석적으로 해석하며, 이 꿈이 말해주는 인간 내면의 깊이를 탐색하고자 한다.


분석 1: 리시 수낙, ‘빅맨’의 그림자

꿈의 가장 강력한 상징은 리시 수낙이다. 그는 영국의 전 총리이며, 인도 출신이자 상류층 여성과 결혼한 ‘성공한 남성’이다. 내담자는 평소 인도 계급 구조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지만, 역설적으로 그 비판 안에는 ‘왜 나는 그런 대단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했는가’ 하는 무의식적 불만이 배어 있다. 이중감정의 뿌리는 분명하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워킹 클래스’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아버지를 향해 ‘강하지만 무능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어머니는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약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즉, 그는 부모로부터 실질적인 혜택이나 긍정적인 정체성의 모델을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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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에게 리시 수낙은 ‘그림자’이다. 융 심리학에서 말하는 그림자란, 개인이 의식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거나 억압한 자기의 한 측면이다. 수낙은 돈과 권력, 사회적 영향력을 모두 갖춘 인물로, 내담자가 현실에서는 도달하지 못한 위치를 상징한다. 그는 내담자가 억누르거나 인정하지 못했지만 내면 어딘가에서 열망하고 있는 이상적 자아의 투영이다. 이 그림자의 등장은, 내담자의 무의식이 자기 안의 야망과 좌절을 직면하게 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분석 2: ‘그의 아내와 함께 산다’는 것의 상징

내담자는 리시 수낙의 아내와 함께 산다. 이 장면은 상상적 상황을 통해 내담자가 간접적으로라도 상류 계층의 삶을 경험하고자 하는 무의식적 욕구를 드러낸다. 단지 물질적 풍요에 대한 동경만이 아니다. 그는 성공한 남성의 ‘아내’라는 존재와 함께 산다. 이는 내담자 안의 여성성, 즉 감수성, 수용성, 관계적 자아와의 접촉을 상징한다. 동시에 그는 그 여성이 ‘자기 자신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긴장 속에 놓인다.

그녀의 아버지(또는 리시 수낙 자신)는 등장과 동시에 내담자를 시험한다. 그 정중한 태도 이면에는 묘한 긴장과 경쟁심이 흐르고 있다. 마치 누가 더 매력적인 남자인지를 가늠하려는 암묵적 대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때 꿈속 ‘아내’는 단지 여성만이 아니라, 권력, 안정, 보호받는 삶, 혹은 ‘존재의 가치’를 상징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내담자는 그 모든 것들을 상징하는 존재가 자신에게 매혹될 수 있다는 상상을 통해, 자신의 매력, 즉 <셀프(self)>의 가치를 무의식적으로 확인받고 싶어 한다.


분석 3: ‘아버지’라는 이름의 초자(Superego)

꿈에서 등장한 ‘아버지’는 단순히 현실의 아버지일 수도, 꿈속 캐릭터들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누구든, 그는 판단자이며 감시자다. 분석적 해석에 따르면, 이 아버지는 초자아(Superego), 즉 도덕적 기준과 이상을 강요하며 우리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내면의 권위자 역할을 한다. 내담자는 그 앞에서 긴장하며 평가받을까 봐 두려워한다. 이는 아버지로 대표되는 권위 앞에서 느끼는 열등감과 자기 의심의 표출이다.

그가 말없이 판단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내담자 스스로가 자신의 매력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초자가 자신을 의심하고 감시하는 것에 대해 반항적 감정을 갖고 있다. 꿈에서 아버지가 진짜로 걱정하는 것은 ‘그의 아내가 내담자에게 마음을 빼앗기지는 않을까’ 하는 질투다. 이 장면은 상징적 대역전의 순간이다. 내담자는 지금까지 권력자, 돈 많은 자, 아버지, 슈퍼에고에게 주눅 들어 살아왔지만, 이 꿈에서는 그들이 오히려 내담자를 경계하는 입장으로 바뀌어 있다.


이 반전은 내담자 안의 무의식적 자기 회복의 서사다. 자신이 지닌 본질적 매력, 즉 타인의 인정이나 재산, 계급과는 상관없이 존재하는 그 사람만의 인간적 가치가, 초자적 판단조차 동요시킬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꿈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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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4: 상담자에게도 작용하는 ‘역전이’

꿈의 마지막 한 조각은 상담자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꿈속의 아내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상담자 자신일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 꿈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향해 느끼는 정서적 애착과 책임감을 드러낼 수 있다. 내담자가 다른 권위자에게로 옮겨갈지도 모른다는 불안, 자신이 충분히 역량 있는 상담자인지에 대한 자기 점검 등, <역전이(countertransference)>가 작동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상담자가 자신을 ‘성공한 남자들’과 비교하면서, 내담자를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더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꿈은 단지 내담자의 개인적 무의식을 반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상담자와의 관계, 즉 분석 장면 전체에 깃든 심리적 역동을 드러내며, 분석자 스스로도 되돌아보게 한다. 바로 이것이 꿈의 위대함이다. 꿈은 개인의 무의식뿐 아니라 관계 전체의 ‘에너지 장’을 감지하고, 심층적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결론: ‘무엇이 나를 가치 있게 만드는가?’


이 꿈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정말 가치 있는 사람인가?” 내담자는 평생 계급적 박탈감과 부모의 무력감 속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그의 무의식은 그에게 속삭인다. “너는 그들보다 더 본질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너는 빼앗기지 않는 무언가를 지니고 있어.”


꿈은 그를 ‘대단한 집안의 여자’와 나란히 살게 하며, ‘총리의 아버지’와 대면하게 만들고, 결국 ‘당신을 탐내는 그들의 시선’을 통해 자기 존재의 힘을 직면하게 한다. 꿈은 그를 데리고 권력과 돈 너머에 있는 ‘셀프의 힘’을 보게 한다. 그것은 인정받기 위한 조바심이 아니라, 이미 자신 안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의 자각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꿈이 내담자에게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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