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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공 Feb 04. 2022

27. why

말못회 [말 못 하는 작가의 회고록] : 질문



27. why     


나는 상대방과의 말싸움에서 이기는 나만의 방법을 알고 있다. 이러한 꿀팁을 공유해 보려 한다. 결론만 말하자면, 무논리가 이기는 것이다. 


말싸움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묵직하고 짧은 언어를 던진다거나, 따다닥 따발총처럼 비속어를 쏘아 댈 때면, 물음표를 가득 보내면 되는 것이다.

      

“왜? 무슨 말이야? 어떻게 그렇게 되는 거야? 그게 무슨 의민데? 그래서?” 

    

우리는 물음표를 세네 개만 던지더라도, 싸움에서 상대방을 굴복시킬 수 있다.

못 알아듣는 척하다 보면 상대방은 지쳐 먼저 항복을 선언할 것이다. 

나는 나보다 더 많은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에게 항상 지곤 하였다. 내게 있어 철학자들이 그랬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왜 사는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무한히 물음표를 던지며 나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철학자들은 내게 있어 항상 승자였다. 철학자라는 이미지를 떠올려보자. 

수염은 덥수룩하게 났을 거 같고, 머리는 희끗할 거 같고, 자연인일 것 같고, 외적으로는 그닥 볼품없어 보이며, 가난할 것 같다. 소크라테스가 그 정도 생긴 것 같다.


우리는 수많은 교육도서들을 보며, 지식을 습득하곤 하였는데, 철학자들은 사실 지식이 없다. 호기심 많은 일곱 살 아이처럼 자꾸 우리에게 묻기만 할 뿐, 정답을 알려 주지 않았다. 

철학이 사실 뭐 별거냐. 내가 자문자답한다면 그것으로 철학이지 말이다. 


우리는 강아지를 보고 개라고 생각하면 학습이 잘 된 인간이고, 강아지를 보고 똥이라고 생각하면 개똥철학자가 되는 것이고, 똥을 보고 개라고 생각하면 똥개철학자가 될 수 있다. 


철학자는 이렇듯 중등교육도 졸업하지 못한 듯, 호기심이 많고 비판적(批判)인 사고를 가진 어린아이 같았다. 사과는 무엇인가, 왜 빨간가, 왜 동그란가, 왜 나무에서 떨어지는가,라고 물음표를 제기하기만 하면 되는 쉬운 직업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무서워하지 말자. 그리고 내가 세뇌된 모든 것이 당연하다 여기지 말자. 물음표(question mark)는 질문이다. 우리는 수없이 퀘스쳔 해서(question) 퀘스트(quest)를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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